“왜 어른들은 칭찬은 영어로, 꾸지람은 한국어로만 할까요?”
실제로 한인 청소년 상담기관을 찾는 1.5·2세 한인 청소년들이 갖는 가장 큰 궁금증 중에 하나다. 잘한 일이 있거나 경사스러운 일에는 늘 ‘굿 보이(Good Boy)’ ‘나이스 보이(Nice Boy)’ 또는 ‘굿 잡(Good Job)’ ‘나이스 웍(Nice Work)’ 등 영어로 부드럽게 칭찬하던 부모들도 뭔가 잘못한 일이 있어 야단을 칠 때면 한국어로 ‘이놈의 XX야!’ 등 욕설도 마다치 않을 만큼 돌변한다는 불평이다.
한인 1세 부모들도 물론 할 말은 있다. 가족만 있는 사적인 공간에서는 상관없지만 때로 외부의 열린 공간에서 불쑥 나무랄 일이 있을 때 주위 사람들이 다 알아듣는 영어로 꾸지람하면 자녀의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나름의 항변이다. 하지만 영어권 1.5·2세 입장에서는 받아들이는 시각이 사뭇 다르다. 한국어가 영어보다 발음이 딱딱하고 목소리 큰 1세 한인 부모들이 때로 욕설까지 섞어 말하면 아무리 한국어를 모르는 제3자가 보더라도 단번에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을 만큼 얼굴에 부정적인 표정이 한껏 담겼다는 설명이다.
퀸즈 YWCA 강민경 프로그램 디렉터는 “한인 부모들은 아무래도 칭찬에 인색한 편이라 한국어로 긍정적인 표현을 직접 하는 일에 어색해 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인 부모들이 자녀에게 사랑을 표현할 때에도 한국어로 ‘사랑한다’는 말을 하려면 한참을 망설이거나 차마 하지 못해도 영어로는 ‘I love you’라고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것이 가장 단적인 예라고. 하지만 부모가 칭찬과 꾸지람을 할 때 확실히 구분해 사용하는 언어패턴은 자칫 이중언어권 청소년들에게는 영어가 한국어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위험이 있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강 디렉터는 “영어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름다운 한국어 표현이 무척 많다. 자녀에게 아름다운 한국어 표현으로 자주 칭찬해준다면 한국어는 물론,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한국이란 국가와 자신이 한국인의 자손이란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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