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만의 폭설이다. 워싱턴이 설국(雪國)이 되었다. 동계올림픽을 워싱턴에서 열어야 한다는 죠크가 있단다. 우린 졸지에 세기의 폭설을 경험한 주인공들이 되었다. 먼 훗날 손자, 손녀들에게 기록적인 세기의 폭설에 대해 옛날 이야기 하듯이 들려 줄 수 있게 되었다. 기록적 폭설은 갖가지 신조어를 낳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끈 신조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한 ‘스노마겟돈(Snowmageddon)’이리~ 눈(snow)과 아마겟돈(armageddon·세계 종말의 날의 선악 결전장)을 합성한 단어로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덮친 폭설을 비유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에서 사용한 말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간 것 같다. 또한 이웃을 돕고 아껴주는 모습이 정겨웠다며 ‘Socialism’ 이라는 단어를 합쳐 스노셜리즘(Snowcialism)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냈다. 애난데일에서는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위해 이웃 주민들이 수백야드에 달하는 주택가 진입로의 눈을 치운 훈훈한 일도 있었다. 그래서 스노셜리즘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1998년엔가 아마겟돈이라는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다. 텍사스 크기의 소행성이 시속 2만 3천 마일의 속도로 지구로 돌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NASA(미국항공 우주국)는 대책을 세운다. 남은시간은 18일. 지구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돌진하는 행성에 800피트의 구멍을 뚫은 뒤 그 속에서 핵탄두를 폭발시켜 행성을 폭파하는 방법. 세계 최고의 유정 굴착 전문가인 해리에게 소행성의 중앙에까지 구멍을 뚫어 핵폭탄을 장착하고 귀환하는 작전을 부여한다…. 결국 주인공인 브루스 윌리스가 임무를 수행하여 지구의 종말을 막는다는 대충 그런 내용이다.
이처럼 아마겟돈이라는 말은 지구의 종말과 심판을 의미하는 말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가져다 주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아마겟돈이라는 말은 신약성경의 요한계시록 16장 16절에 단 한번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단 한번 밖에 안 나오는 아마겟돈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왜 이리도 관심이 많고 민감한 것일까? 성경에 수십번 수백번 나오는 말에도 눈하나 까딱하지 않는 사람들까지도 아마겟돈이라는 말에는 귀를 쫑긋 세운다. 왜일까? 그만큼 두려움을 동반하는 말이라는 의미일까?
하여간 ‘아마겟돈’이란 말은 히브리어 ‘하르마겟돈’, 즉 ‘므깃도’ 산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마겟돈에서 하나님께서는 “땅을 망하게 하는자들을 멸망시키실” 것이며, “여호와께서 열국과 다투시며, 모든 육체를 심판하시며, 악인을 칼에 붙이실 것이라”고 했다. (예레미야 25:31) 예언자 ‘예레미야’는, ‘아마겟돈’ 전쟁은 땅에서 모든 악을 말끔히 없애고 의로운 상태가 들어설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이사야 11:4, 5)
보라. 아마겟돈은 두려움과 공포의 시간이 아니다. 이 아마겟돈의 순간은 선이 악을 물리치는 시간을 의미한다. 아마겟돈의 순간은 희망과 기쁨의 순간이다. 지금은 불의가 승리하는 것 같고, 불의한 자가 더 성공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불의는 응징되고 정의가 승리하며, 불의한 자가 심판을 받고 정의로운 자가 승자가 되는 바로 그 순간이 아마겟돈의 순간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성경이 말하는 아마겟돈은 악과의 싸움에서 선이 반드시 이김을 강조하는 메타포적 용어이다.
지금 워싱턴은 설국이다. 그것도 110년만에 온 설국이다. 도처에 눈 천지다. 옴짝달싹할 수 없다. 삽질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허리가 동강나 지구를 업고 딩굴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곧 눈은 녹을 것이고, 봄은 온다는 사실! 바로 이것이 아마겟돈과 스노마겟돈 사이에 놓여있는 메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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