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을 잠깐 쉬고 주말 들어 또 폭설이 쏟아져 내리고 있다. 우리 부부는, 하기 싫어 굶을까 걱정하는 딸의 성화 덕에, 눈이 내리기 전 햄프셔 그린스 집에서 벨 에어에 있는 딸 집으로 와서 두 돌이 갓 지난 외손자와 ‘눈이 내리네’ 노래하며 숲 속 연못에 덮이는 눈을 보고 있다. 직선으로 또는 사선으로 차이코스프키의 ‘호두까기 인형’처럼 질서정연하게 내리고 있는 눈을 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사색을 많이 하게 된다. 따라서 나의 머리 속은 혹한의 계절이 긴 러시아로 날아간다. 그곳에서 살아 본적이 없어 상상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지마는 눈 덮인 수해(樹海)에 둘러싸인 환경 속에 갇혀서 생활하다 보면 구속없는 두뇌(頭腦)속은 무제한의 창작의욕이 용솟음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러시아 문호들의 작품은 음악을 포함해서 영국, 독일, 불란서, 북 유럽 등 작가들의 작풍(作風)과는 다른 흐름과 심오함이 있다. 그래서 러시아 특히 톨스토이의 작품은, 감동이 오래 가고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한 러시아 혁명으로 귀족사회는 멸망했지만 니콜라이(Nicoli) 가문 특히 애카테리나 여제(女帝)의 세계 굴지 거장들의 예술수집품들 또한 문학에 강력한 모티베이션(motivation)을 주었을 것이다.
러시아의 눈 덮인 광활한 국토에서, 숲 속 맑은 초원이란 이름의 고을에 있는 귀족 가문의 드넓은 대저택에서 생(生)을 얻고 성장하여 82세에 생을 마감할 때까지 태반을 그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아 온 톨스토이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왜 사는가의 회답은 물론 누구나 다 행복한 삶을 원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은 사람에 따라 행복의 근원을 무엇에서 찾으며 어떤 삶이 행복한 삶인가 나름대로 그 사람 인격 형성의 프레임(flame)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베품에서 자아만족을, 예술가는 극치(極致)의 경지를 향해 가는 무한의 도전에서 행복을 찾을 것이다. 어떤 이는 인간교육 백년지대계(人間敎育 百年之大計)를 바탕으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실천하며 보람과 희열을 느낄 것이다. 또는 독서를 통해 해보지 못한 체험을, 여행을 통해서는 보고 느낀 것을 살리고 재구성하여 사색의 영역을 넓히므로 인해 얻는 지적(知的)만족, 또 어떤 계층에서는 인간 욕망의 충족이야말로 행복이라고 할 것이다.
연이나 ‘나는 무엇을 갈망하고 살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누구나 자문자답(自問自答)하는 인생의 과제일 것이다. 나는 아주아주 좁혀서 원만한 대인관계야말로 행복에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상호간의 좋은 관계의 파괴라던가 전상(戰傷)은 서로가 피로하고 얼굴에 필요 이상의 주름만 남길 뿐이다.
훨훨 눈이 내리는 날에는 나쁜 감정을 모두 날려 버리고 묵은 나쁜 감정은 폭설 속에 파묻어 버리고 뇌 속에 항상 좋은 인간관계만 장기 기억으로 저장해 두면 마음도 부자이고 항상 행복할 것이다. 그래서 정서면을 강조하던 과거의 영상물에는 항상 눈 내리는 아름다운 장면이 빠지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의 자매작가 브론태 중 에밀리 브론테가 저술한 ‘폭풍의 언덕’이다. 주연남(主演男) 로렌스 올리비에 경(卿)이 눈보라 휘날리는 폭풍의 언덕을 헤매며, 사랑의 고뇌를 혼신의 힘을 그 움푹 들어간 눈 속에 집중시켜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던 명 장면...
‘안나 카레이나’는 미모의 가정주부의 간통을 소재로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1870년대 러시아 귀족사회에 있을 수 없는 일, 비난의 대상이었을 내용을 톨스토이이기에 아름다운 향기 짙은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켰다. 그러나 도덕적으로 지위 높은 귀부인이기에 아름다운 생의 마감을 자신이 종말시키는 눈 내리는 시베리아 기차역에서의 라스트 신의 아름다운 장면, 또 보고 싶은 추억 속의 장면이다. 연이나 눈은 순수하기에 시리도록 깨끗하기에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강력한 힘이 있기에 아름다운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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