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면서 꽃도 즐긴다. 정치 1번지 DC에서도 꽃은 피고 또 진다. 벚꽃 나무 주변에는 짓눌린 민초(民草)들이 고실업·저성장·저소비·큰 정부에 울고 있다. 미국 여론 79%는 경제붕괴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본다. 폭스 뉴스 보도에 의하면 그 중 73%는 민주당 지지자들이고 84%는 공화당 편의 반응이라고 했다.
벚꽃은 다시 피며 봄을 알리고 있다. 꽃피는 소리가 선명하다. 국립공원 관리국은 금년도 벚꽃 축제 행사를 이달 27일부터 내달 11일로 공표했다. 타이들 베이슨 주변의 3,700개 벚꽃 나무가 전 세계인의 방문을 손짓하고 나섰다.
벚꽃은 신비롭다. 봄은 지구에 정확히 찾아온다.
천체 물리학은 우주의 나이가 137억 5천만년으로 확인했다. 지구의 자전은 시속 1,260km로 고속열차(KTX)보다 4배 빠르고 공전 시속은 106,560km로 총알속도보다 8배가 빠르다.
벚꽃은 아름답다. 세계적인 명시(名詩), 노래, 그림, 조각에도 반영되고 있다. 원산지는 중국, 한국, 독일, 필리핀, 영국, 캐나다로 알려졌다. 일본의 국화(國花)로 19세기 중엽부터 일본 국민의 ‘혼’인 사쿠라(Disambiguation)로 더 세계에 알려졌다. 일본 식물학자 고이즈미 켄니치는 이 사쿠라(벚나무)의 원산은 제주도 한라산이라고 발표(1992)했다.
1912년 일본은 3,020개 벚꽃 묘목을 미국에 우정 표현으로 기증했다. 1965년에는 다시 추가로 3,800 묘목을 발송, 매년 세계적인 벚꽃놀이가 DC에서 거행되도록 하는데 일조했다.
벚꽃 축제는 DC에만 있는 게 아니다. 조지아주 메이컨은 30만 수(樹), 뉴저지주 뉴왁은 4,000수, 필라델피아는 2,000수, 샌디에이고의 발보아 공원 2,000수, 시애틀의 워싱턴 대학 교정도 벚꽃으로 유명하다. 한국의 진해 군항제와 경복궁 벚꽃도 잘 알려져 있다.
DC의 벚꽃을 쳐다보노라면 상념에 사로잡힌다. 흔적 없이 사라진 바람은 뒷모습도 경쾌해서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교외로 나가 자연 속에서 살고 싶어진다. 바람 때문에 꽃잎은 흔들리고 바람 따라 추억은 하늘에 핀다. 햇살같이 경쾌한 몸으로 꽃잎은 사뿐히 낙하한다.
일본은 한라산의 벚꽃을 일분 국화(國花)로 심어 놓고는 사쿠라 정신을 전파한다. 미국의 수도인 DC에 벚꽃을 심어놓고 ‘체리 블러섬 페스티벌(Cherry Blossom Festival)’로 국제 행사를 치루는 일본의 속셈은 무엇일까.
그동안 우리는 무엇을 했으며 원산지 푯말도 알리지 못하고 있으니 안타깝기만 하다. 머리 빈 한인들도 아니면서 일본에겐 언제까지 당해야만 할까. 이제부터라도 일본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꽃을 닮은 마음은 세상을 넓히는 천혜의 축복인데도 ‘사쿠라’로 대변되는 밀실정치, 밀실외교를 떠 올리면 마음이 씁쓸해진다. 증거 없는 경제 전쟁에서 도요타 사건은 정치자금에 넘어갈 조짐이런가. 꽃향기에 흔들린 마음이 어제 적과 오늘 동침하는 격인가. 실업률은 심각해도 정치공약(?)으로만 매도되고 실적 없이 나팔 소리만 요란하다. 정부 시책이나 낭비에는 속수무책이니 속은 사람들만 통탄해야 할까. 빚은 늘고 수입은 줄어드는데 민생은 차세대에 떠넘기는 빚더미만 보인다. 해결책은 핑계가 될 수 없는데도 말이다. 경제붕괴가 몰아 닥칠 때도 정치가는 변명이 있으리라.
떨어지는 꽃잎만이 애처롭다. 왜 벚꽃은 한국 꽃이 못 되랴. 제 고향 한라산을 정녕 잊었을까.
newchallenge7@gmail.com
김현길
지리학 박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