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참 거짓이 많은, 아니 유일하게 거짓말을 하는 존재이다. 죄성을 가지고 죄인으로 태어나는 인간은 어린 아이 때부터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지금은 애아버지가 된 조카는 어릴 때 곧잘 씹던 껌을 삼키곤 했는데, 어찌했냐고 물으면 쥐가 물어갔다는 뜻으로 “쥐, 앙”하며 뻔한 거짓말을 한 기억이 난다.
마크 트웨인은 진실을 말하면 자기가 말한 것을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거짓말을 잘하는 정치가들은 아마도 많은 말을 기억해야 될 것이다. 누군가 정치인들을 무대의 연극 배우에 비교했다. 배우는 무대에서 각본대로 한 말에 대해 무대를 떠나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정치가들도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면 책임질 수 없는 거짓말들을 곧잘 떠들기 때문이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사실의 일부분만 밝힌다든지, 이야기의 내용을 살짝 바꾼다든지, 또는 마음에도 없는 아부성 발언 등도 모두 거짓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하겠다.
재미있는 풍자 이야기 하나가 있다. 지방을 시찰하기 위해 국회의원을 잔뜩 태운 버스가 전복됐다는 소식에 경찰이 급히 출동했다. 사건현장에 도착해보니 사고를 당한 국회의원들은 보이지 않고 농부 하나가 땀을 흘리며 삽을 들고 서 있었다. 의아해 하는 경찰에게 농부는 자기가 모두 매장했노라고 말하자, 그 많은 사람이 다 죽었냐는 경찰의 질문에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다. “매장할 때 몇 놈은 아직 살아있다고 소리쳤지만, 원 믿을 수가 있어야지.” 그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씁쓸한 여운을 남기는 유머이다.
요사이 우리 조국은 천안함 사건으로 많은 수병들이 목숨을 잃어 참으로 침울한 분위기인데, 더욱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이 참담한 사건이 혹시 북한의 소행이 아닌가 하는 의증이 조금씩 그 무게를 더 해 가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사건의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고, 서로 엇갈리는 주장 등으로 혼란한 상태인데, 한 일간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 소식에 밝은 소식통은 북한당국이 “천안함 사건은 반공화국 적대 세력들이 대북 적대 정책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해 벌인 모략 자작극”이라 했다 한다. “유대인 학살사건은 존재하지 않았다”는 주장, “9.11 사건은 미국정부가 저지른 자작극이다”라는 주장만큼 유치하고 재고의 가치조차 없는 거짓말이다. 외부와 차단되어 어두운 상자 속에 갇혀있는 순박하고 불쌍한 북한 주민들에게는 혹시 통할지 모르지만, 만일 자기들의 만행을 감추기 위한 이러한 허튼 소리가 진정 북한당국의 소리라면 우리가 염원하는 남북관계 해빙은 아직도 풀기 힘든 요원한 숙제일 것이다.
세계의 악한 독재자들에게서 발견되는 한 가지 공통점은, 국민에 대한 거짓이 상습화되고 자연스러워져 나중에는 본인도 그 거짓에 속고, 사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능력조차 희미해지는 것이라 하겠다. 어떤 기자가 수많은 살상과 만행을 자행하고 국민들에게 쫓겨나 해외로 망명한 7명의 악한 독재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책으로 출판한 것을 읽은 기억이 난다. 저자는 강조하기를 이들 중 단 한명도 자기의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후회하며 반성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며, 한결같이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자기가 조국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라는 병적인 신념을 굳게 지키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정말 본인이 자신을 위대한 지도자로 믿고 국민들은 자기 덕에 먹고 산다고 믿는지 그 속을 한번 들여다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국민은 속일 수 있으나 불꽃같은 눈으로 감찰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은 속일 수 없다는 것을 그 사람도 깨닫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실현성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기적을 바라는 것임을 잘 알면서도 그래도 바라고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