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산 전문 변호사�컨설턴트들 전례없는 호황에 싱글벙글
대기업들이 맥없이 무너지고 실업률이 10%를 넘나드는 불경기에 한편에서는 돈을 쓸어 담는 사람들이 있다. 파산 전문 변호사와 컨설턴트들에게 지난 2년여는 호황 중의 호황이었다. 리먼 브라더스, GM, 크라이슬러, 워싱턴 뮤추얼 등 거대 기업들이 무너지고 이들 전문가가 뒤처리 작업을 담당하는데 그 경비가 어마어마하다. 파산 변호사 시간당 수임료가 1,000달러를 호가한다니 불경기에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 서민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처리 경비 10억달러 웃돌 전망
변호사 시간당 1,000달러에 호화호텔·리무진 비용까지
4개월 간 서류 복사비용 26만3,000달러, 변호사의 한달 리무진 사용료 2,100달러…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처리 비용으로 청구된 일부 내역이다.
리먼 브라더스가 지난 2008년 9월 무너진 후 파산 처리를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 회계사, 기업 재구성 컨설턴트들이 이제까지 청구한 비용은 7억3,000만달러가 넘는다. 그런데도 작업은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 리먼 파산건이 완전히 정리되는 데는 10억달러가 족히 들 것이라는 추정이다.
지난 2년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은 경비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했다. 반면 파산 전문기업들은 그 2년 동안 전례가 없는 호황을 누렸다. 지난 수십년동안 파산한 20대 대기업 중 10개 기업이 지난 3년 사이에 파산했다. 리먼은 그중에서도 제일 덩치가 큰 기업이다.
리먼, GM, 크라이슬러, 워싱턴뮤추얼 등의 파산은 메가 케이스들로 과거 어떤 파산 케이스보다 규모가 크고 사안이 복잡하다. 파산전문회사들은 노다지를 만난 것이다. 리먼 파산 케이스 담당 법률회사들 중 가장 주도적인 회사인 웨일의 경우 이제까지 리먼에 청구한 비용은 1억6,400만달러가 넘는다.
파산 전문가들에 의하면 청구된 비용 중 일부는 적법하지만 상당 부분은 의심스러운 내역들이 포함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벌수 있을 때 벌어놓자는 압박감이 있다”고 파산전문 법률사무소의 파트너였던 로버트 화이트는 말한다. 지난 2006년 은퇴한 그가 지난해 한 데포지션에 가보니 변호사 한사람이면 족할 케이스에 법률회사마다 변호사들을 두세명씩 내보냈더라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할 일이 없어서 한편에 앉아 블랙베리나 하고 잡담이나 하고 있더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 파산 전문변호사들의 수임료가 얼마나 높은 지를 안다면 기가 막힐 일이다. 경력 1~2년의 신출내기 변호사라도 시간당 500달러씩 청구되는 것이 보통이다. 웨일이나 밀뱅크, 트위드 등 일급 법류회사들의 경우 파트너급 변호사들의 수임료는 시간당 1,000달러를 호가한다.
하지만 변호사들의 수임료가 다가 아니다. GM이 파산신청 한지 7개월, 납세자들의 돈으로 버텨가는 이 회사가 파산 전문 법률회사나 자문기관들에 지불한 비용은 벌써 9,000만달러에 달한다. 리먼과 아울러 GM 케이스도 맡고 있는 웨일은 GM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으로 거의 1,600만달러를 받았다.
이들이 청구한 비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서민들은 이해도 할 수가 없는 항목들이 있다. 드라이클리닝 값 364달러14센트 같은 것이다. 변호사가 하룻밤 방값이 685달러나 하는 맨해턴의 셰리 네덜란드 호텔에서 1주일 이상 묶은 비용도 들어가 있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법정에 제출한 내용인 즉, 뉴욕시에서 400달러 내외의 호텔방을 구하기는 쉽지 않고, 타 지역 변호사가 뉴욕에서 9~10일을 머무는 상황에서 드라이클리닝이나 세탁 비용 청구는 적절하다는 것이었다.
변호사 비용도 비싸지만 더 비싼 건 컨설턴트 비용이다. 기업이 파산하면 그 회사를 잠정적으로 맡아 재편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회사이다. 현재 리먼을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회사인 알바레즈 & 마살이 청구한 비용은 2억6,210만달러를 넘는다.
이들 회사의 청구서를 보면 별별 내용이 다 있다. 공항에서의 검 값 2달러54센트, 호텔 헬스클럽 사용료 18달러 등 온갖 비용들이 다 포함된다.
그런 지적에 대해 이들 파산 전문가들은 자잘한 비용 가지고 왈가왈부하지 말라고 말한다. 리먼 같은 대기업 파산 케이스는 너무 복잡하고 수십억 달러가 오고가는 문제여서 자신들 같은 전문가가 아니면 처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파산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웨일의 파트너인 하비 밀러(77)의 말이다.
“우리의 전문적 법적 기술로 리먼의 북미 지역 사업을 바클레이에 팔 수 있었다. 그 덕분에 1만개의 일자리와 사업 자체가 살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대로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리먼 파산과 같은 복잡한 케이스는 고도의 전문가들이 아니면 해결할 수 없다는 데 대부분 동의를 한다. 잘못 손을 댔다가는 남은 자산을 다 날릴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청구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이견들이 많다. 도무지 상식에 맞지 않는 액수라는 것이다.
은행들에 대한 연방정부 구제금융 지급을 맡았던 워싱턴의 변호사 케네스 파이버그도 같은 의견이다. 지난해 6월 그는 리먼 파산 처리 관련 경비지출을 감독하는 책임자로 지명되었다. 리먼 파산관련 경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미디어들의 보도가 나오면서 법정이 그를 감독관으로 지명했다.
“실업률이 9%를 넘고 있는데 1년 차 변호사에게 시간당 500달러가 지불된다니 공분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그는 말한다.
리먼을 대리 운영 중인 알바레즈 & 마살은 2008년 9월 리먼 파산 이후 매달 경비로 1,300만달러에서 1,800만달러를 청구해오고 있다. 파트너인 마살에 의하면 오는 10월까지 매달 경비는 1,300만달러 선을 유지할 것이고 그 이후부터는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엄청난 비용에 더해 마살 측은 기업 재구성 절차가 모두 끝나고 나면 최고 5,000만달러에 달하는 보너스를 받게 되어 있다.
“케이스의 규모가 크면 청구비용도 크기 마련”이라고 마살은 말한다. 상업용 부동산, 은행 대부 건 외에도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들을 풀어내는 자신들의 전문성 덕분에 리먼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가치는 지난해 40~50억달러가 늘었다고 마살 측은 말한다. 리먼의 자산을 많이 살려내면 낼수록, 그래서 채권자들에게 돌아갈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마살 측도 보너스를 더 받게 되어 있다. 그러니 출장 중 비행기를 1등석을 타느냐, 일반석을 타느냐 같은 자잘한 비용 가지고 왈가왈부 하지 말라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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