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 "멕시코만 사고" VS 오바마 "BP 유출사태"
’멕시코만 원유 유출’과 ‘BP 원유 유출’.
최근 멕시코만 원유시추시설 폭발로 촉발된 기름 유출 사태의 명칭을 두고 영국 석유회사 BP와 미국 정부, 환경단체들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6일 보도했다.
문제의 핵심은 명칭에 사건이 발생한 지역인 ‘멕시코만’을 넣느냐, 원인 제공자인 ‘BP’를 넣느냐다.
미국 주요 언론은 지명을 딴 ‘멕시코만 원유 유출’과 ‘멕시코만 대재앙’, 시출 시설의 이름을 딴 ‘디프 워터 호라이즌 원유 유출’ 등으로 이름을 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 루이지애나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BP 원유 유출사태’라는 표현을 썼다.
미 환경보호청(EPA)과 환경보호단체 ‘시에라 클럽’ 등도 같은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지명보다 사태 책임에 무게 중심을 두는 표현이다.
WP나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매체도 ‘BP 원유 유출’ 등의 표현을 사용한 예가 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BP와 같은 기업 입장에선 막대한 돈과 명예가 걸린 문제다.
이미지 홍보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기업은 역사적인 대재앙에 자사의 이름이 붙어다닌다는 것이 달갑지 않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름 유출 사고로 기록된 1989년 엑손 발데스호 사건에는 미국의 석유기업 ‘엑손’의 이름이 계속 따라다닌다.
법적인 문제도 있다. BP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개인·기업의 요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사건 명칭이 ‘BP 유출 사태’로 갈 경우엔 판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이 때문에 BP는 이번 사태를 ‘멕시코만 대응’이라고 부르고 있다. BP는 시추시설의 소유주가 트랜스오션 사(社)라는 점을 환기하며 책임 분산도 노리고 있다.
BP의 토니 헤이워드 최고경영자(CEO)는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시추시설이 타사 소유임은 거듭 지적하며 "(우리는) 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유출된 기름을 처리하고 상황을 정리하는 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