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불거지기 시작한 그리스의 국가 부채 위기는 지난 일요일 3년 예치 1,100억 유로를 내용으로 하는 유럽 연합과 IMF의 공동 구제금융으로 부실을 모면하였지만 그리스 경제와 유럽 연합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시 못 할 정도로 오랜 진통을 겪어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스 국가부채는 국내 총생산(GDP)의 115%나 되며 재정적자는 13.6%나 되어 그리스는 엄청난 국가부채를 안고 있었고,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그 부채의 96%가 대외에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스 국가부채 위기의 영향은 그리스 경제자체에 대한 것과 그리스가 몸담고 있는 유럽 연합경제와 세계경제에 대한 것으로 분리할 수 있다.
첫째, 그리스 경제가 겪어야 할 영향은 유럽연합과 IMF의 공동구제금융이 요구하는 그리스 공공분야의 철저한 내핍살림과 그리스 경제성장에 대한 부당 등 2가지이다. 은퇴연금 등 각종 사회보장혜택을 삭감해야하고 소비세 인상 등 정부수입을 늘리기 위한 세제개혁을 진행해야 한다. 이는 사회보장제도가 근간이 되고 있는 그리스에 적지 않은 정치적인 파장을 불러 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구제금융이 요구하는 8%의 이자만 해도 그리스 국내 총생산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긴급구제 금융상환이 그리스 경제성장에 발목을 잡는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 예상된다. 그리스 재무장관은 경제성장을 2010년에 -4%, 2011년에 -2.6%, 2012년이 되어야 +1.1%가 될 것으로 내다보았지만 스탠더드 & 푸어(S & P)는 2017년이 되어야 그리스 국내 총생산이 2009년 수준으로 되돌아 올 것임을 예측했다.
둘째, 그리스의 국가 부채위기는 경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유럽 연합 경제와 세계 경제에까지 전염 확산될 위험을 간직하고 있다고 하는 데에 세계 경제계와 정치계의 촉박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리스 국가부채 위기가 유럽 연합 경제와 세계 경제에 미치게 될지 모르는 위험은 2가지이다. 하나의 위험은 국가부채 위기가 그리스에 그치지 않고 유럽 연합의 여러 나라로 전염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스탠더드 & 푸어는 이미 그리스 부채를 정크로 하향 조절했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국가부채 등급도 낮추었으며 아일랜드나 이탈리아에도 확산될 조짐이 있다. 이는 이러한 유럽 연합국가들의 부채비용이 높아지고 동시에 투자자들이 도피하기 때문에 이러한 국가들이 국가부채위기에 빠지게 되는 위험이 높은 것이다.
둘의 위험은 그리스 국가부채를 유럽 연합의 은행들이 부담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 국가부채의 위기로 바로 유럽 연합은행들의 금융위기로 번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유럽 연합은행들이 그리스 국가부채에 약 1,93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각각 2,400억 달러, 8,32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어서, 이러한 국가들의 국가부채위기는 바로 유럽 연합 은행들의 금융위기를 유발할 위험이 매우 농후하다고 할 수 있겠다. EU경제위기확산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그리스 국가부채위기를 구제하면서, 앞으로의 재발 및 확산을 막기 위하여 2가지의 처방책을 간구해야 할 것이 요청된다는 주장이 있다.
처방책 하나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가부채위기를 맞이하게 될지 모르는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럽 연합 국가들을 돕기 위하여 거대한 규모의 구제금융을 유럽 연합이 마련해 놓는 방책이다. 지난 일요일 유럽 연합의 재무장관들이 긴급모임을 갖고 1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한 구제금융자금을 유럽 연합은행에 마련하기로 한 것이 이 처방책에 속하는 중대한 정책결정이었다.
처방책 둘은 사회보장 복지정책에 치우친 그리스를 위시한 많은 유럽 연합국가들이 국민경제 자체를 활성화하도록 경제구조개혁을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행하는 방책이다. 정부주도의 경제에서 사적 시장주도의 경제에로의 대전환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겠다.
백 순
연방 노동성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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