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 복싱의 전설인 모하메드 알리는 조지 포먼을 쓰러뜨려 이겼다. 조지 포먼은 당시 세계 챔피언이었던 조 프레이저를 단 한방에 넘어 뜨렸다. 그러나 무하메드 알리는 10년 전 조지 포먼에게 멋지게 한방을 얻어맞고 KO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벼르고 벼른 나머지 결국 알리는 포먼을 아프리카 자이레에서 8회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라! 는 자신의 말처럼 무쇠주먹 포먼을 쓰러뜨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런 역사의 챔피언도 역시 지금은 파킨스병으로 시달리고 있다. 그 힘을 과시하던 챔피언은 더 이상 챔피언의 모습이 아닌 것이다.
우리나라 프로권투에서 김기수를 비롯한 많은 챔피언들이 있었다. 그 유명한 홍수환 선수의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는 감격스런 전화의 음성이 온 한국 국민의 마음을 뭉클케 한 구수한 순간은 먼 과거의 추억으로 남고 말았다.
얼마 전 유명한 배우이며 가수였던 박 모 씨가 자살을 했다. 그는 나름대로 그 방면에서는 챔피언이었다. 노래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인기 챔피언이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도 알 수 없이 혼자 자신의 인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그런 연예인들이 한 둘이 아니다. 청소년들에게는 꿈같은 인생을 살고 있었던 챔피언 같은 사람들이 힘없이 쓰러지고 마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 경기를 보면 축구를 즐기기 보다는 상당히 긴장하며 경기를 하고 또 지도를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 대회의 중요성을 보면 그러는 것이 이해가 간다. 국가의 명예, 그리고 선수들 자신의 진로, 경기의 승패의 결과에 따라 오는 대우들을 생각하면 긴장을 할 수 밖에 없다. 사자 같고 치타 같은 늠름한 선수들도 그 눈에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떠나는 것을 볼 때 얼마나 안쓰러운지 모른다. 대신 다시 경기를 돌려 모두가 다 좋게 웃음을 짓고 경기장을 떠나는 경기로 만들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조선시대 길재의 시조에서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네”처럼 역사의 흐름 속에 영웅호걸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역사의 위인들도 떠나고 미인들도 떠나고, 호걸도 떠나고, 장사도 떠나고 장군도 떠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사람이 해 아래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자기에게 무엇이 유익한고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 해는 떴다가 지며 그 떴던 곳으로 빨리 돌아가고 바람은 남으로 불다가 북으로 돌이키며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 던 곳으로 돌아가고(전도서1:3-6).”
한국의 가수 사이가 부르는 ‘챔피언‘이라는 노래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소리 지르는 네가 (챔피언) 음악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
진정한 챔피언은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행복하고 즐거워하는 사람이 챔피언이다. 챔피언이 되어도 즐기지 못하거나 허무하게 생각하면 그 사람은 챔피언이 될 수 가 없다. 그러기에 언제나 자신의 것을 노래하고 즐거워하며 샴페인(Champagne)을 터뜨리는 사람이 챔피언이다.
김연아 선수는 “제가 추구하는 피겨는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거예요. 제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는 것, 지금은 그게 가장 중요해요”라고 했다. 결국 인생은 어느 누구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챔피언이 아니라 나를 이겨 내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 샴페인을 터뜨리는 영광의 삶을 사는 사람이 챔피언이다. 자기를 즐기지 못하면 그 어느 곳에서든지 자신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챔피언이 되어야겠지만 챔피언이 되지 못해도 자기만의 샴페인(Champagne)을 터뜨리는 사람이 진정한 챔피언(Champion)인 것이다.
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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