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워싱턴 로컬판 신문을 보니 워싱턴 정신대 대책위에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보상과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친다는 기사가 났다. 한국 교포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나도 서명에 참여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러나 내가 감히 정대위분들에게 조언이라고 까지는 할 수 없으나 나의 생각에 잠시라도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옛부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백번 이긴다 했으니, 역으로 말하면 적을 모르고 싸운다면 백번이면 백번 다 진다는 말이 될 것이다.
여기서 우리 한번 생각해 봐야 할 사안이 하나 있다. 일본 수상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이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반대를 하는데도 개인 자격이니 어쩌니 하면서 기를 쓰고 참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자명하다. 세계의 여론보다 일본 수상들에게 있어서는 대부분이 신도 교인들인 일본 투표자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그들에게 있어서는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정부 당국자들이 아무리 정의로운 일이라도 투표권을 가진 그들의 동의 없이는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종군 위안부 사과와 보상에 대해서도 일본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어떻게 납득시켜야 하는가를 생각해야겠고,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일본인들이 성(性)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들의 습관이 어떤지 살펴보는 것에 뜻이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내가 보기에는 해괴하기까지 해 보이는 몇 가지를 열거해 그들의 성에 대한 멘탤러티를 엿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일본 신화의 시작인 일본 열도의 땅은 이자나기 남신과 그의 누이 이자나미 여신이 성관계를 통해서 생겼다는 것으로 시작 된다. 고대 일본인들은 성행위를 퇴폐적으로 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생산적 행위이며 기쁨과 축복으로 보았다.
헤이안(平安) 시대에는 자유로운 중복 결혼으로 한 여자의 사정에 따라 그의 여럿의 남편 되는 남자들과 서로 상의해서 성관계의 스케줄을 짜는 경우도 많았다. 진정 성윤리가 해이했던 것 같다.
사실 일본인 그들의 문란한 성 문화랄까 습관은 열거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한 그들에게 종군위안부, 정신대 이야기를 잘못 접근하면 “아 그거 해외 주둔했던 군부대 앞에 창녀들이 우글 거리던 것 말하는거야” 하면서 “그것 다 자기들 돈 벌이하느냐고 그런 것인데 뭘 그리 야단이냐” 하면서 오히려 공연히 쓸데없는 일에 아우성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아니 나이든 일본인들에게는 어쩌면 위안부 문제는 이슈 그 자체가 못 될지도 모른다.
여자 손목만 잡아도 결혼해야 할 의무를 느꼈던 것이 60여 년 전 한국인의 성 윤리관이었다. 허나 바로 그 시대에 그 일본 장병들은 5분, 10분의 성의 즐거움을 갖겠다고 장교이고 사병이고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그러한 상극적인 멘탤러티를 생각하면서 나는 군 위안부니, 정신대니 하는 단어는 그들 일본인들에게 아주 조심해서 쓰든가 아예 안 썼으면 한다. 그보다는 오히려 ‘인권 유린과 집단 강간’이란 단어를 쓰면서 일본의 정치인들은 물론, 다수의 보통 일본인들에게 60여년 전의 일본군이 자행하였던 만행을 알리고 사과와 보상을 일 정부가 하도록 여론 조성을 해야겠지만, 그에 앞서 양식이 있고 세계의 흐름을 아는 젊은 지식층에 접근하여 먼저 모든 사실을 알리고, 설득하여 그들을 통해 전 일본인들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이 글은 뜻 깊고 좋은 일을 하는 여러분들을 허탈하게 할 수도 있겠다. 허나 나는 나의 접근 방법만이 효과가 있을 것 같고, 처음부터 그렇게 접근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만시지탄을 느낀다면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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