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다수 재학하는 퀸즈 프랜시스 루이스 고교가 가을학기 개학과 동시에 한국어 초급반을 갑자기 폐지해 향후 학교 한국어반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학교는 20여 년간 한국어반을 운영해왔으며 5년 전부터는 한국어를 정식 선택과목으로 채택해 타인종 학생으로 수강 대상을 확대하며 탄탄대로를 달리는 듯 했으나 2년 전부터 매년 한 개씩 차례로 줄어들어 현재는 3개 학급이 운영 중이다.
올 가을에도 학급 수만 따지면 한국어반은 3개로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그간 9학년 신입생에 제공되던 초급과정 교육이 중단된 것이 다른 점이다. 초급반 수강생이 없으면 장차 중·고급반으로 진급할 학생이 없거나 크게 줄어들 수 있어 자칫 1~2년 뒤 한국어반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무사 알리 샤마 교장은 13일 본보와 전화 통화에서 “올해 한인학생 입학이 급감했다. 전체 신입생 가운데 한인은 8% 비율인 66명이고 이중 한국어 수강신청자는 절반인 33명뿐이다. 게다가 이들은 중·고급과정을 택할 수준의 한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어 부득이 초급반이 필요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현재 9~12학년 전체 등록생 4,334명 가운데 한인이 354명으로 지난해에는 400여명이었다. 이 학교 한국어반 역사와 함께 해온 손숙희 지도교사는 “그간 학생들의 실력과 상관없이 9학년 대상 초급반은 매년 개설돼 왔는데 올해는 개학 직전에서야 초급반 폐지를 알려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손 교사는 “개인적으로는 조만간 은퇴할 계획이어서 교직 일자리 보존이 문제가 아니다. 다만 한국어반이 폐지되는 일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각계에 도움을 청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샤마 교장은 예산부족에 시달리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초급반 수강생이 최소 28명 이상만 확보된다면 학급 개설이 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는 한국어반이 성공하는 길은 한인이 아닌 타인종 수강생 확보에 있다고 조언했다. 학교는 이번 한국어반과 더불어 이탈리아어와 히브루어도 같은 이유로 초급반을 폐지한 상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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