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에 접어든 미국의 11.2 중간선거가 일부 후보들의 함량미달 발언과 취재기자 수갑채우기 등의 돌발사건으로 얼룩지고 있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선거에 나선 조 밀러(공화) 후보의 사설 경호원들은 밀러 후보를 공격적으로 취재해 온 현지 지역신문 기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등 취재를 방해해 파문을 낳고 있다.
19일 미 언론에 따르면 인터넷 매체인 `알래스카 디스패치’의 톰 홉핑거 기자는 휴일인 17일 한 중학교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후 밀러 후보에게 질문을 하려는 순간 사설 경호원들에게 무단침입이라는 이유로 저지당했다.
홉핑거 기자는 "행사장이 공공장소인 학교인데 무슨 무단침입이냐"고 반박했으나, 경호원들은 막무가내로 그에게 수갑까지 채우고 의자에 앉혀 움직이지도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밀러 후보는 "나와 가족을 겨냥한 ‘알래스카 디스패치’의 공격에 그간 노출돼 왔지만, 선거를 2주일 앞둔 시점에 타운홀 미팅을 악용해 이처럼 자기 매체를 홍보하기 위한 스턴트를 할 줄은 몰랐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난데없는 ‘매춘부 게이트’ 논란이 한창이다. 이 지역의 민주당 주지사 후보인 제리 브라운의 측근은 공화당의 메그 휘트먼 후보를 ‘매춘부(whore)’라고 표현했다가 여론의 된서리를 맞았다.
브라운 후보는 지난달 로스앤젤레스 경찰노조에 전화를 걸었다가 응답이 없자 전화가 끊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측근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 때 측근이 휘트먼 후보를 ‘매춘부’라고 말한 것이 고스란히 전화 음성녹음장치에 녹음됐다는 것.
브라운 측근은 `경찰 표’를 잃을 각오를 하고 경찰에 대한 연금계획에 반대하고 있는 자신들과는 달리, 휘트먼은 경찰노조의 입장에 동조하는 등 특수 이익집단에 영합하고 있다는 뜻에서 ‘매춘부’라는 표현을 썼다는 후문이다.
이를 놓고 여성단체들은 비록 사적인 대화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공직후보에게 모욕적인 표현을 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고, 현지 언론은 이를 ‘매춘부 게이트’로 명명하는 등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샤론 앵글(공화) 후보는 최근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고등학교에 다니는 히스패닉계 학생들과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여러분들은 오히려 아시아인들과 비슷하게 생겼다"고 황당한 발언을 했다.
앵글 의원의 이 발언은 학생이 찍은 영상에 그대로 담겼으며, 그 자리에 있던 히스패닉계 학생들은 상식밖의 언급에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켄터키주의 상원의원 선거에서 잭 콘웨이(민주) 후보는 공화당의 라이벌인 론 폴 후보의 대학시절 ‘일탈행동’을 선거광고를 통해 쟁점화해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폴 후보가 대학시절 성경을 부정하는 비밀 동아리에 가입, 한 여성을 납치해 손을 등뒤로 결박한 뒤 자신이 신으로 모시던 ‘아쿠아 부다’ 상 앞에서 무릎을 꿇게 했다는 게 네거티브 광고의 내용이다.
폴 후보는 콘웨이 후보와의 선거토론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얘기를 제기하다니 도대체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몰아세웠으며, 토론회 직후 악수도 하지 않은 채 행사장을 떠났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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