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반대 입후보자 등장에 위축
높이 221m의 후버댐을 건설하고 국토 구석구석에 전기와 고속도로를 놓던 미국이 대규모 공공사업에 취미를 잃었나?
최근 뉴저지 주(州)정부는 9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여 뉴욕시로 기차 터널을 뚫으려던 계획을 취소할 태세고, 하와이주는 55억달러의 호놀룰루 철로 공사를 재고하고 있다. 기반시설 공사를 꺼리는 분위기는 다른 48개 주에서도 마찬가지다.
미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기반시설 건설 지출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1960년대의 절반 수준이다. 이는 중국(9%)이나 유럽(5%)에 크게 못 미치는 비율이다.
이런 추세는 경기침체 및 재정적자와 더불어 내달 중간선거에 대규모 예산 지출을 반대하는 입후보자가 다수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여론이 정부의 거대 토건사업에 호락호락하지 않다.
앤드루 괴츠 미 덴버대 교수는 "사정이 변했다"며 "이제 사람들은 어떤 사업이든 돈 낭비에, 잘못된 일이라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괴츠 교수는 이를 어느 곳으로도 연결되지 않는 불필요한 다리처럼 그저 예산을 집행하려는 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만 여기는 "갈 곳 없는 다리 증후군(Bridge to Nowhere syndrome)"으로 표현했다.
이같은 여론 속에서 싸잡아 비난을 받는 사업도 있지만 실제 ‘갈 곳 없는 다리’라는 ‘혐의’를 받은 사례는 많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50명의 주민이 사는 섬에 수억 달러를 들여 다리를 연결하려다 취소했고, ‘빅 딕(Big Dig)’으로 불린 보스턴의 대규모 지하차도 건설 예산은 애초 3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부풀었다.
미국 재무부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반적으로 낡은 기반시설에 대한 불만이 높지만 이를 수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돈을 쓰려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경기침체 시기 지방정부들이 예산을 맞추려고 사업비를 삭감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토목기사협회(ASCE)는 앞으로 5년간 각종 사회기반시설 유지를 위해 1조1천억달러의 추가 경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뉴어크<美뉴저지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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