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나와 있는 주재원과 공관원 자녀 및 미국 내 장기 거주 한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대학들이 실시하고 있는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재외 한인들의 인구가 크게 늘고 한국 대학 진학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지원자들은 증가하고 있으나 특별전형 정원은 오히려 줄고 있어 경쟁이 심해지는데 따른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 대학들의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의 현황과 관련 규정,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정원 2%내’규정 묶여 과열경쟁
강남 학원가 특별반 빈자리 없어
■현황
2011 학년도에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는 한국의 대학은 모두 175개로 이중 138개 대학이 재외국민 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상당수 대학들은 8월과 9월 학기 시작과 함께 모집을 마감한 곳도 있다.
지난해 재외국민 전형을 실시한 대학들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연세대가 30명 모집에 641명(21.4대1), 한국외대가 33명 모집에 884명(26.8대1), 중앙대가 52명 모집에 1,178명(22.7대 1)이 지원해 일반 전형에 비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는 전체 모집 인원이 5,059명에서 4,602명으로 10%가량 줄어들어 주요 대학들의 재외국민 특별전형 경쟁률은 올해도 이와 비슷하거나 높아질 전망이다.
■규정
재외국민 및 외국인 특별전형은 ▲교포자녀 ▲해외근무 공무원 자녀 ▲해외근무 상사직원 자녀 ▲외국정부 또는 국제기구 근무자 자녀 ▲ 유치과학자 및 교수요원 자녀 등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교육부는 재외국민은 대학별 당해 입학정원의 2% 범위 이내, 학과별 정원의 10% 범위 내에서 모집인원을 정하고 있으며, 12년 이상 외국 교육과정 이수 내국인, 북한 이탈주민 및 순수외국인은 입학정원에 관계없이 각 대학이 자율로 모집인원을 정하고 있다.
■과열 요인
경쟁률 상승은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재외국민 특별전형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생들의 수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재외국민 전형을 통해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 수는 학원가 추산으로 수십만명 규모다.
12년 이상 외국 교육과정 이수 내국인, 북한이탈주민 및 순수 외국인은 입학정원에 관계없이 각 대학이 자율로 모집인원을 정하고 있지만 특례입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상사 및 외교관 자녀 특별전형 정원은 전체 정원의 2% 이내로 고정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해외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한국행을 선택하는 학생 증가와 한국 대학의 국제 경쟁력 상승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주에서도 미국 내 대학 진학이 가능한 한인 청소년들이 한국에서 일자리를 잡기 위해 국내 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점
경쟁률이 높아지다 보니 입시 준비에서도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인접한 중국, 일본 등에 거주하는 한인 자녀들은 특례 입학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이 미리 입국해 대치동 학원촌 등 입시학원이 몰려있는 지역에 합숙하며 입시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치동에 있는 S특례학원의 경우 매년 4월이면 해외에서 예약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한다. 여름 방학을 이용한 특별과정은 정원이 100명으로 정해져 있어 서두르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
이 학원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특례 입시과목인 국·영·수를 집중 수업하고, 마지막 시간마다 영어단어 시험을 통과해야 집에 보내준다. 학원비는 교재비를 포함해 월 100만~120만원 선이다
LA지역 공관에 근무하고 있는 A모씨는 “특례입학제도가 존재하는 한국 대학 진학이 미국 명문대학 진학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고 “미주지역의 경우 한국과 거리도 멀고 입시 준비를 할 수 있는 여건도 좋지 않아 특례입학제도가 있어도 이용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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