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市)가 제작 최종 단계까지 갔던 2012-2013년도 주차 스티커를 폐기하기로 했다. 스티커 도안에 ‘갱 상징(gang sign)’이 들어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 등에 따르면 시카고 시 당국은 1천달러(약 110만원)의 상금을 내걸고 실시한 주차 스티커 도안 공모에서 1등작으로 선정된 작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시카고 시 당국자인 수자나 멘도저는 "’갱 상징’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도안을 시카고 주민들 차에 붙이고 다니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 시는 매년 청소년 작품 공모를 통해 시카고 주민 차량임을 입증하는 주차 스티커 도안을 결정한다. 올해는 모두 1만8천여 명이 응모한 가운데 로런스 영 유스 서비스 대안학교에 재학 중인 허버트 펄거(15)의 작품이 1등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펄거의 도안은 ‘시카고의 영웅들(Chicago’s Heroes)’이라는 타이틀로 제작됐다. 도안 하단에는 하트 무늬 안에 시카고 시 깃발을 배경으로 시카고의 유명 빌딩들이 들어있고 상단에는 경찰, 구급대, 소방관의 상징과 이를 향한 네 개의 손이 묘사돼 있다.
문제는 이 손 모양이 시카고 길거리 갱단 ‘매니악 라틴 디사이플스(Maniac Latin Disciples)’의 상징과 매우 흡사하다는 주장이 시카고 경찰로부터 제기된 것이다.
시카고 시경국장을 지낸 범죄위원회의 조디 위스는 "마치 갱 사인과 도해법을 참고해 그린 것 같다"며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똑같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도안을 직접 그린 펄거는 "4세 때 집에 불이 나 심하게 화상을 입고 구조된 경험을 갖고 있다"며 "경찰과 소방관, 구급대원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펄거는 도안 폐기 결정 소식을 전해 듣고 "공모에서 1등을 하고 람 이매뉴얼 시장을 만난 일은 내 생에 최고의 일이었다"며 상심해했다.
시카고 시 주차 스티커 도안은 2등 당선작으로 대체되고 공모 우승 상금도 2등 수상자에게 돌아가게 됐다.
그러나 펄거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자 멘도저 서기관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논란이 너무 크게 확산됐다"며 "펄거에게 개인적으로 1천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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