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프 라자 길라니 파키스탄 총리가 13일 대통령 부패사건에 관한 대법원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이날 길라니 총리가 대법원에 출두한 지 수분 만에 법정모독 혐의로 그를 기소하라고 명령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현직 총리가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줄피카르 알리 부토와 나와즈 샤리프 등 두 전 총리도 법정을 모독했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길라니 총리는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대통령이 연루된 부패사건과 관련해 대법원이 행정부에 내린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의 부패사건은 자르다리가 1990년대 부인 베나지르 부토 당시 총리와 함께 스위스 업체들로부터 뇌물로 받은 1,200만 달러를 스위스 은행을 통해 세탁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자르다리는 2007년 정치적 사면을 받아 이 사건을 피해가는 듯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2년 뒤 사면을 취소하고 스위스 당국이 수사를 재개토록 하라고 정부에 명령했다.
그러나 길라니 총리는 대통령 면책권을 들어 그럴 수 없다는 뜻을 고수해오다 지난달 19일 대법원에 나가 스위스 사법당국에 수사재개 촉구를 위한 서한을 보낼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이날 대법원의 나시르 울 물크 수석 판사가 혐의내용을 읽은 뒤 “유죄를 인정하느냐"고 질문하자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입장을 담은 문건을 대법원에 제출하겠다고 밝혀,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내비쳤다.
피르두스 아시크 아완 공보장관은 이후 기자들에게 “새 총리에 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 “대통령은 면책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 주변 도로는 보안상의 이유로 차단됐고 공중에는 헬기가 대기했다.
앞서 길라니 총리는 지난 주말 아랍권 위성방송 알 자지라와 한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므로 총리직은 자동적으로 박탈된다고 밝혔다.
길라니 총리에 대한 재판은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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