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들이 중국의 강제 북송조치에 항의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최근 중국 정부의‘탈북자 강제북송’ 문제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되고 미국 연방 의회에서도 이에 대한 청문회가 열릴 예정으로 있는 등 세계적인 쟁점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탈북자 강제북송 이슈의 배경과 실태, 문제점 등을 살펴본다.
“북송은 곧 죽음” 연간 4,800~8,900명 넘겨져
한-중 외교현안 대두, 미 의회도 청문회 계획
■배경
굶주림과 압제를 피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출하는 북한 주민들의 행렬은 꾸준히 이어져왔지만 최근 한·중 양국의 외교현안으로 대두된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는 올 들어 수십명의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체포돼 강제북송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북한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한국 정부도 이를 외교 이슈화하면서 불거졌다.
이달 초 중국 선양 버스터미널에서 한국행을 준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 A(46·여)씨 등 북송 위기에 처한 탈북자 10명이 지난 13일 북한 인권단체를 통해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요청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이 문제가 이슈가 됐다.
특히 몇몇 북한 인권단체들은 탈북자 31명이 지난 24일 중국 정부에 의해 북한의 온성 보위부로 강제로 넘겨졌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도마에 오르게 됐다.
북한과 중국은 이들 탈북자 처리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2~13일 두 차례 북·중 공안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태
중국 국경을 통해 북한을 탈출해 한국 등으로 넘어오는 탈북자들은 수만명에 달하며 이 중 매년 수천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돌려보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998년부터 2006년 사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는 연간 4,800~8,90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고, 현재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탈북자 수는 2만3,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북 인권단체들은 중국 공안에 체포된 탈북자가 북송될 경우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며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나서줄 것을 촉구 중이다. 특히 이들은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과 고문방지협약’ 등 국제법에 따라 중국 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 북송문제에 소극적이어서 수백명이 북송돼 공개 처형되거나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슈와 문제점
탈북자 인권문제가 부각되자 중국 외교부 훙레이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조선인들 일부는 반복적으로 여러 차례 국경을 넘고 있다”며 “그들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는 건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난민으로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들의 북송은 중국법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동안 외교마찰을 우려해 이 문제에 소극적이던 한국 정부가 최근 탈북자 북송문제를 중국 측에 강력히 제기하고 있고, 미국 워싱턴 DC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여론이 커지자 한국 정부는 지난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북자 강제송환 금지원칙을 공식 제기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다음달 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탈북자 북송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방의회 산하 의회ㆍ행정부 중국위원회(CECC)는 오는 3월5일 중국의 탈북자 북송과 관련된 청문회를 열어 수전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 등의 증언을 듣고 중국에서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된 적이 있는 탈북자 한송화씨와 조진혜씨가 북송 후 겪은 박해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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