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의 형제간 유산분쟁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에 이어 둘째 누나인 이숙희씨까지 소송전에 뛰어들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차명재산을 둘러싼 이번 삼성가 소송전은 지난해 한국 국세청이 이건희 회장 이외의 다른 형제들에게 공문을 보내 이건희 회장의 차명재산 취득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질의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이병철 회장 차명재산 이건희 회장에 넘어가
다른 상속인들은 지분포기 맞나”질의서 보내
장남·차녀“전혀 몰랐다”… 상속분 반환 소송
■ “오빠 돕기 위해 소송”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이자 CJ 그룹 이재현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7,000억원대의 상속분 주식 청구소송을 낸 가운데 이번에는 창업주의 차녀 이숙희(77)씨가 또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1,900억원대의 상속분을 요구하는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숙희씨는 범 LG가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부인이자 이건희 회장의 둘째 누나다. 이씨 측은 소장에서 “선대 회장이 타계할 때 차명주주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삼성전자 발행주식이 상속인들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됐는 데도 이건희 회장이 이를 단독으로 상속한 만큼 법정 상속분에 따라 주식을 반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은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223만여주, 삼성전자 우선주 10주 등을 요구하고 삼성 에버랜드에도 삼성전자 주식과 배당금 반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숙희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빠인 이맹희씨에 대한 삼성 측의 부당대우를 참을 수 없어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오빠가) 무능하기 때문에 재산도 못 준다는 식으로 삼성이 몰고 갔다”며 “오빠에게 힘이 되기 위해 소송에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발단은 국세청 공문
이번 삼성가 형제들의 소송전은 지난해 6월 국세청이 장남 이맹희씨 등 상속인들에게 보낸 공문에서부터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당시 ‘이병철 회장의 차명재산이 2008년 12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명의로 넘어갔는데 상속인들이 지분을 포기하고 이 회장에게 증여한 것이냐’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이건희 회장 측이 부랴부랴 이에 대처하기 위해 이맹희씨의 아들인 CJ 그룹 이재현 회장 측에 ‘선대 회장 재산은 상속 당시 분할이 결정됐고, 모든 상속인은 다른 상속인 재산에 대해 어떤 이의도 없다’는 문서를 보내면서 서명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CJ 측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이맹희씨는 “(삼성의 문서를 보고) 차명재산의 존재를 뒤늦게 알았다”며 지난 15일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7,100억원대 상속재산 반환소송을 냈다.
결국 국세청 공문과 이에 대응하려고 삼성 측이 이건희 회장 형제들에게 보낸 문서가 이번 소송사태를 불러온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 지배구조 영향 관심
이처럼 창업주의 상속자산을 둘러싸고 삼성가 내부의 소송이 잇따름에 따라 삼성가 다른 형제들의 소송이 줄줄이 이어질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이건희 회장을 둘러싼 삼성그룹 경영권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맹희 전 회장과 이숙희씨가 요구하고 있는 주식은 삼성생명 주식의 5%를 약간 웃도는 규모로 소송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재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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