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지’는 한국을 방문했던 동포 여행자들로부터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말이다. 사실 필자가 들은 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버지니아주 페닌슐라 지역을 떠나 4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미주동포가 거지라는 말을 들어 본 기억이 없다. 미국은 한국사람들에게는 살고 싶은 선망의 대상이다.
헌데 동포들을 거지라니, 거지라는 말의 근원지를 찾아보았다. 미주동포들이 상습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미주동포를 거지라는 말로 표현한 점이다.
특히 여성 계층이다. 겉으로 나타나는 서울 여성들의 사치스러운 치장을 비교한데서부터 바람타고 미주동포 사회에 침투된 유행어인 듯하다. 한국 사람들은 미주동포들을 무척 부러워한다.
어느 날 서울에서 인천공항에 가는 한 택시 기사와 짧은 대담을 나눈 적이 있다. 첫 질문이 부럽다는 말을 건넨다. “우리는 한국에서 말하는 미국 거지입니다”라고 하자 택시 기사의 대답이 걸작이다. “미국에서는 세탁소를 경영해도, 식당에서 일을 하든, 청소를 하든 미래가 보이지만 한국에서는 미래를 볼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고생을 하면 대가가 엄청 크지요. 반면에 자녀들은 훌륭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기회의 나라가 미국 아닙니까. 미국은 노력의 대가만큼 가치를 지불한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럽다는 말입니다.” 솔직한 말이다. 80%의 한국국민들은 자녀 학원비, 취업 문제, 사회 부조리 경제 정치 등등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한국은 미주동포들을 거지라고 말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인 여유가 없다. 부유한 위치에 와 있지도 않다. 모든 면에서 한국은 미국에 30년 정도 뒤떨어져 있다.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미국에서 살고 싶어 한다. 솔직히 가고 싶어도 미국에 정착하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서울의 명동 거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곳이 아니다. 일부 부유한 여자들의 작은 사교장일 뿐이다.
미국에 사는 동포들은 철 따라 치장하지만 한국여성들은 때도 철도 없이 호화스러운 치장에 몰두한다. 그래야만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생존은 한국의 현실 문제이다.
미주동포들은 거지가 아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미국 속의 한인들이다. 이들에게는 미래가 있다. 미국에서는 노력의 대가를 지불한다. 대기업가들이 속출하고 있다. 과학자도 많이 탄생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이를 두고 거지라 한다면 정신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일부 동포들은 열등감에 취해 있다. 당당하게 자부심을 갖는 것이 용기 있는 미주동포의 자세다. 분명한 것은 미주동포들은 좋은 환경 속에서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