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6일은 또다른 임진년에 맞는 충무공 순국 414 주기가 되는 날이다.
며칠 전 미주한국일보 민경훈 논설위원은 그의 기념 기고문에 “유사 이래 한국의 위대한 인물을 꼽으라면 필경 세종대왕과 충무공을 들것인데, 그 중에서 굳이 하나만 꼽으라면 충무공을 꼽을 수밖에 없다. 이유는 세종이 없었어도 조선은 있었겠지만 충무공이 아니었더라면 조국의 국토와 한민족은 일본에 병합되어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라고 충격적이지만 수긍이 가는 맺음을 하였다. 여섯 해 전이던가 본국의 논객 정진홍은 충무공 탄신 기념기고 「충무공의 눈물」에서 “충무공 덕분에 살아 남았다고 해야 할 오늘의 한국인들이 충무공 눈에 눈물 나게 하는 온갖 비행을 일삼으며 거리를 횡행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질타한 바 있다.
그러면 충무공께서는 어떠한 생각과 마음으로 무엇을 따라 사셨기에 54세 짧은 일생에 그처럼 지극한 숭앙을 한 몸에 받으시는 경지에 이르렀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이순신에 탐닉하면서 주로 공께서 직접 쓰신 일기, 장초(전황보고서), 시문 및 서간 첩을 통한 ‘이순신 생각 읽기’에 집중하여 공의 드높은 인격적 완성을 어떻게 현대 인성교육에 접목 활용할 수 있을까를 추구해 온 탓으로 나름대로 정리된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무공의 초인적 인간 완성의 원인적 덕목은 국가의 기본은 국민 대중이라는 민본주의적 국가관과 본질을 끝까지 따라가는 본질추구의 집무 방침에서 비롯됐다고 보여 진다.
흔히들 이순신의 고전적 덕목을 ‘충효’라고 하여 충성의 대상이 국왕이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이순신의 충성은 국민 대중 곧 백성을 향해 있음을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놀랄 만큼 시대를 앞서간 국가관으로 인하여 한산 통제영에서 5천 이순신 수군의 의미 없는 죽음을 강요하는 서슬 퍼런 선조의 출전명령을 불복 거역하고 해직, 구속, 백의종군이라는 수난을 자초했다.
명량해전에서는 원균의 칠천량 전멸로 수백척 판옥전선과 수군이 괴멸되어 싸울 배가 없으니 수군을 폐지하고 권율 수하의 육군으로 들어가라고 전쟁 중지 명령을 내렸는데 이순신은 이번에는 반대로 저 유명한 상유십이 미신불사 (尙有十二 微臣不死 : 우리에겐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있고 저 이순신이 죽지 않은 한 적이 감히 우리를 깔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싸울 것을 주장하여 13척 대 133 척의 수적 열세를 뒤집으며 구국의 결전을 완승으로 마감하였다.
여기에는 장수의 본분은 적을 막아 백성을 보호하는 어적보민(禦敵保民)에 있으므로 목숨 걸고 자리를 지키는 본질 추구의 정신에 따라 살 곳을 찾아 이순신 수군진영으로 몰려드는 수백 척 피난선들을 기꺼이 맞아 들여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성의를 다했던 것이다.
이와 같이 충무공께서는 백성이 기본이 되는 민본주의 국가관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수호할 책임을 맡은 장수의 본분이라는 본질을 추구하여 ‘이순신 다움’의 아름다움을 완성하셨다고 할 수 있다.
이어지는 한수의 시구에서도 충무공의 애절한 애민사상이 잘 드러나고 있다.
北來消息杳無因 아득하다 북쪽 소식 들을 길 없네
皆髮孤臣恨不辰 외론 신하 때 못 탄 것 한이로구나
袖裡有鞱摧勁敵 소매 속엔 적을 꺾을 병법 있건만
胸中無策濟生民 가슴 속엔 백성 건질 방책이 없네
乾坤點黲霜凝甲 천지는 캄캄한데 갑옷엔 서리 엉키고
關海腥□血浥塵 산과 바다 비린 피가 티끌 적시네
待得華陽歸馬後 말을 풀어 화양으로 돌려보낸 뒤
幅巾還作枕溪人 복근 쓴 처사 되어 살아가리라
(이은상 역)
이 날을 맞아 우리가 얼마나 이 위대한 선인의 삶을 본 받았으며 혹시라도 거꾸로 공의 희생의 참 뜻을 욕되게 하는 일 없었는지 살피고 분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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