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인구조사가 끝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선거구 재조정 작업이 있었다. 이 작업을 위임받은 위원회는 애초 한인들이 많이 사는 오렌지카운티 북부 지역을 쪼개어서 일부를 베트남 유권자들이 많이 사는 오렌지카운티 중부 지역과 연결시키는 안을 발표했다. 나름대로 아시안을 배려한 안이었지만 한인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시의원 자격으로 공청회에 가서 오렌지카운티 북부 지역을 나누지 말고 한 선거구로 묶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내가 속한 라팔마 시의회에도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하고 통과시켜서 라팔마 시의 이름으로 위원회에 이것을 정식으로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었다.
결국 우리가 원한 대로 라팔마 시를 포함한 오렌지카운티 북부지역이 주 하원과 주 상원의 선거구에 하나로 묶여지게 되었다. 그것이 새로 만들어진 주 하원 65지역으로 한인들이 많이 사는 라팔마, 부에나팍, 풀러튼 그리고 사이프러스, 스탠턴, 애나하임 시 서부지역이다. 유권자 분포 상 공화당 소속의 한인 후보가 나서면 당선이 유리할 수 있는 선거구가 드디어 처음으로 탄생했다.
선거구 재조정 후 처음 치러진 지난 해 선거를 앞두고 이 선거구에 속한 공화당 소속 한인이자 당시 라팔마 부시장으로서 한인 커뮤니티와 영향력 있는 주류 그룹으로부터 출마 의사를 타진 받고 고민을 했다. 나의 경우 선거구 내에서 한인들이 비교적 적게 사는 애나하임과 사이프러스 지역 유권자들에게도 내세울 업적이 있어 유리했다. 지역 교육구에서 10년 넘게 활동을 했고 그동안 50만 달러이상 모금을 해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각종 첨단 교육장비를 지원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현직 주 하원의원이 같은 공화당 소속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 문제였다. 첫째 아들은 이미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늦둥이 둘째 아들과 셋째 아들이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점이었다.
주 하원에 당선되면 가족들에게 소홀해지기가 쉽다. 회기 내내 매주 월요일 아침 첫 비행기로 주의회가 있는 새크라멘토로 가서 하숙생활을 하다가 목요일 저녁 비행기로 내려와서 주말동안 각종 지역구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 또 2년마다 있는 선거를 위해서 끊임없는 모금 활동과 선거 운동을 해야 한다. 평소 아버지의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막내가 대학에 갈 때까지는 출마가 힘들다고 결론 내리고 당시 현역 의원과 만나 의견을 모았다. 그 의원이 임기 제한으로 물러나야 하는 4년 후가 마침 막내가 대학 갈 시점과 맞물렸다. 그래서 지난해 선거에서 내가 그를 지원하고 4년 후에는 그가 지원을 해주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작년 선거에서 현역의원이 민주당 도전자에게 패하는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올해 초반부터 여러 분들이 내년 선거 출마 가능성을 문의해 왔다. 당선에 성공한 민주당 소속의 현직의원도 나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을 상대로 출마할 것인지를 물어왔다. 재선에 처음 도전하는 그에게는 내년 선거가 가장 힘든 선거가 될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내년에는 대선이 없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을 것이고 특히 민주당 유권자들이 투표를 많이 하지 않는 선거가 될 것으로 다들 예상한다.
이런 경우 공화당 유권자들이 상대적으로 더 열심히 투표에 임하기 때문에 공화당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고 지금같이 경제가 계속 나쁘고 계속 기업들을 타주에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인이면서 지방정치 경험이 풍부하고 또 교육을 위해서 오랫동안 실적을 남긴 나 같은 후보가 민주 공화 양당 유권자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 집을 떠나지 않은 두 아이를 둔 나로서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년에는 시의원 재선에 나서고 그 2년 후 새로운 도전을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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