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는 백수건달의 줄임말로 사전적 의미는 ‘돈 한푼 없이 빈둥거리며 놀고 먹는 건달’이다. 한인들 사이에서 보통 직업이 없는 사람을 백수라고 부른다.
우리 주위에 백수는 흔하지만 본인이 원해서 백수가 된 경우는 거의 없다. 부모로부터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거나 복권에 당첨돼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다.
‘부메랑 키드’라는 말도 우리 귀에 익숙하다. 부메랑 키드는 ‘캥거루족’과 비슷한 말로 한동안 집을 떠나 있다가 다시 부모와 살려고 집으로 돌아온 자녀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쩔수 없이 부모에 기대어 생활하는 젊은층이 이 범주에 속한다. 얼마 전 LA 타임스(LAT)는 주류사회 유명 연구기관 ‘퓨 리서치 센터’ 자료를 인용해 2012년 말 현재 18~31세 ‘밀레니엄 세대’ 중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인 36%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숫자로 환산하면 2,100만명이며 지난 2007년의 18.5%에 비교하면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신문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의 취업난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부모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있다. 학력수준이 높아도 이에 걸맞는 대우와 베네핏을 주는 직장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LAT는 전했다.
기껏해야 세일즈, 소매체인, 대형 창고 등 저임금 잡들이 젊은 구직자들을 반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사회 취업난도 매우 심각하다. 구직자는 넘쳐나는데 일자리는 제한되어 있다. 워낙 취업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긴 가방끈’만 가지고는 고용주들에게 명함을 내밀기가 쉽지가 않다.
‘사’자 직업과 대기업, 정부기관 등은 먼 나라 얘기일 뿐이고 특별한 지식이나 기술이 필요 없는 ‘엔트리 레벨 잡’도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LA 한인타운 명품 생활용품 전문점 ‘로랜드’의 매장 직원 구인광고를 보고 40~50명이 이력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놀랄만한 점은 지원자의 70~80% 가량이 배울 만큼 배운 대졸자라는 사실이다. 이훈 로랜드 부사장은 “직원을 뽑은 뒤에도 한참동안 일자리를 원하는 한인들이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왔다”며 “극심한 취업난을 실감하면서 마음 한켠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구직자들은 백수탈출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고용주들이 필요한 인력을 소개시켜 주는 헤드헌팅 서비스에 등록하고, 천편일률적인 이력서 대신 인터넷 블로그를 이용한 미디어 스타일의 이력서를 만들어 제출하고, 짬짬이 시간을 내 사회에서 통하는 자격증 취득에 나서는 등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닌다. 장시간, 저임금 직장에 다니는 한인 근로자 중 상당수가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저녁시간에 CPA 학원에서 공부하고, 집에서 온라인으로 법대 강의를 듣는 것은 한인사회에서도 흔한 풍경이 됐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구직자들을 위한 해결책은 없을까.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도 취업이 안 되는 백수들은 자신감을 잃고 의기소침해진다. 하지만 마냥 취업 실패에 연연하며 슬퍼하기만 한다면 백수 탈출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백수들은 우선 자기 자신을 냉철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꿈과 비전도 없이 유명한 회사에만 덤벼드는 것도, 눈높이를 낮춰 쉬운 일만 찾는 것도 문제가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구직자들은 항상 쫓기는 듯한 삶을 살며 마음은 초조하겠지만 취업을 진정 원한다면 목표부터 세워야 한다. 목표 없이 사는 것은 나침반 없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취업난에 고민하고 있다면 나의 적성과 능력부터 꼼꼼히 따져보자. 지금으로부터 1년 뒤, 5년 뒤, 10년 뒤 나의 모습을 그려보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백수탈출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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