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 안<메타친 거주>
10년 전 주인에게 버려진 개 네 마리를 입양해 한식구가 되었다. 이 개들을 돌보다 아예 애견 미용을 배워 사업을 시작한지 벌써 8년 째 이다. 당시 나 스스로도 자신이 없어 그냥 1 년만 버텨 보자라는 각오 하에 시작한 일인데 벌써 크리스마스를 8번 지냈다.
돌이켜보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 사업 경영에 있어 제일 어려운 시기는 지난 것 같다. 또 주위 친지들과 비교해보면 오히려 애견 관련 사업은 다른 비즈니스보다 오히려 큰 등락이 없는 일인 것 같다. 특히 최근에 시작한 강아지 호텔은 모든 사람들이 내용을 들으면 웃는다. "오늘 숙박 손님 있어요" 하면 많은 이들이 내가 호텔을 경영 하는 줄 알았단다. 그때 숙박 손님이 강아지이고 ‘강아지 호텔’을 운영한다고 하면 포복절도한다.
나는 살아오면서 나만 유별나게 개 사랑이 많은 사람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애견 센터를 경영하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또한 개들도 정말 성격들이 다양하다. 니모라는 이름의 개가 있다. 우리 가게만 오면 주인이 데리러 와도 다리에 힘을 주며 나가려하지 않았다. 몇 번 니모의 행태를 보면서 처음에는 주인을 의심했다. 혹시 개를 학대하는 사람이 아닌가하면서.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물었다.
근데 그게 아니었다. 니모는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어서 우리 가게에 와 다른 개들과 놀고 나와 노는 것이 좋기 때문에 집에 가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소위 강아지 전문가가 또 새로운 사실을 배운다. 개들마다 특이한 성격이 있다는 것을. 결과적으로 니모 주인이 이 개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것을 깨닫는 순간 나는 놀랐다. 그래서 한편으론 행복 하고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가끔은 개 주인들을 대할 때 불쾌한 경험을 한 기억도 있다. 물론 가장 큰 갈등은 무작정 가격을 깎아 달라고 조르는 손님을 대할 때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갈등과 그로 인해 내 마음까지 상하는 경우는 개를 장난감이나 액세서리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을 다룰 때이다.
나는 늘 스스로를 강아지 대변인이라고 치부한다. 그래서 때로는 주인들에게 개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고 강변할 때가 있다. 그러면 어떤 사람들은 매우 언짢아한다. 개는 물건이 아니고 살아있는 생명이다. 특히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이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 살아있는 생명을 쉽게 생각한다. 또 샤핑센터에서 물건을 샀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반납하듯 쉽게 개를 사거나 입양한 다음 못 키우겠다고 물러달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 과정에서 개들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오직 주인을 사랑하고 주인들이 주는 사랑을 기대하고 사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처음 주인을 본 순간부터 조건 없는 사랑을 한다. 그런데 주인이 자신들을 거부하거나 버린다면 개들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다. 이들의 사랑은 반납 할 수 없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얘기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8년간 나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행운을 누렸다. 내 마음을 이해 해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이들이 더 많기에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새삼스레 느껴본다. 얼마 전 한 유수 미국 방송사에서 발표한 자료가 생각난다. 개들의 심리 수준이 5세에서 6세 정도 어린 아이들과 비슷하다는 학계의 발표를 인용한 것이었다. 5~6세면 말썽도 많이 피우지만 얼마나 사랑을 원하는가? 비록 말 못하는 존재이지만 감성이 이렇게 발달한 개들에게 더 사랑을 베풀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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