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성 무시한 명문대 압박 문제
▶ 하버드대 김 군 인정신문 “후회한다”
시험을 피하기 위해 대학 캠퍼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허위 신고를 했다가 붙잡힌 하버드대 한인 재학생 엘도 김<본보 12월18일자 A1면 보도>군은 기말고사에 대한 압박감과 함께 별세한 부친의 3주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 군은 평소 착하고 공부를 잘했으며 글쓰기에 남다른 재능이 있고 봉사활동에도 열심이었던 모범생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은 하버드와 같은 명문대 학업 스트레스와 부모 및 주위의 기대의 시선에서 오는 압박이 이같은 무모한 행위까지 불러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한인들에게 우려와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법정 출두
김 군은 18일 회색 티셔츠 차림에 수갑을 찬 채 보스턴 연방지방법원에 열린 인정신문에 출두했다. 피고 변론을 맡은 국선 변호인 이언 골드는 김 군이 기말고사와 별세한 부친의 3주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엄청난 압박에 시달렸다며 현재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 로스쿨 교수는 김군이 이미 수사관에게 범행을 자백한 만큼 무죄 주장을 포기하고 양형 거래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날 김 군은 법원이 책정한 1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납부하고 풀려났다. 다만 재판부는 김씨가 메사츠세츠주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했으며, 동시에 하버드대학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동기는
김 군이 왜 거짓 폭탄 신고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명문대 재학생들이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엘리트 문화 속에서 극심한 학업 및 점수 압박이 도화선이 됐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인들은 “평소 김 군은 착하고 공부를 잘했던 학생이었는데 시험 중압감을 견디지 못해 장난처럼 이처럼 무모한 일을 저지른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변에 따르면 김 군은 초등학교 때 미국에 이민 와 시민권을 취득했으며 교수이던 부친은 3년전 별세했고 모친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군의 누나는 역시 하버드대를 나와 하버드대 대학원에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 진단
전문가들은 김 군의 행동이 명문대생으로 그동안 억눌러온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 갑자기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김 군이 시험 시작 30분을 앞두고 무모한 일을 저질렀다는 측면에서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다는 압박이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많은 경우 부모들이 본인이 성취하지 못한 것들을 자녀들을 통해 이루고 싶은 바람으로 지나치게 학업과 성공만을 요구하고 자녀의 적성을 무시한 채 명문대만 고집하는 경향이 학생들을 극단으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인 정신건강 상담기관의 한 관계자는 “하버드 뿐만 아니라 다른 명문대에 진학한 한인 한생들의 자살률이 높은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본인이 원한다기보다는 부모에 의해 선택되고 주어진 진로일 경우 이런 극단적인 일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함지하․김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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