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데 법률적 근거를 제공하는 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미 연방 워싱턴D.C 순회 항소법원은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들에게 납치돼 2001년 북한 감옥에서 고문당하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카고 한인 김동식 목사 납치 테러 사건에 북한 당국은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결을 23일 내렸다.
데이빗 테이틀 판사의 판결은 김 목사 가족이 연방 워싱턴D.C. 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한 항소심의 결과다.
테이틀 판사는 “원고측이 제출한 증거로 볼 때 북한 공작원들이 2000년 김 목사를 납치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북한이 김 목사를 고문, 살해했다는 증거에 대해서는 지방법원이 판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법원은 지난해 김 목사 납치 고문 살해 손배소송을 심의한 결과, “원고측이 주장한 사실이 간접적 증거에 의한 것으로 법률상 북한 책임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으나 “다른 해석이 나올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원고측에 즉각 항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이 항소를 심의한 결과로 연방 항소법원이 김 목사의 납치를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 지방법원의 ‘증거 불충분’ 기각 판결을 뒤집고 김 목사 가족의 소송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따라서 소송은 다시 지방법원으로 보내졌으며 지방법원은 김 목사 사건에 대해 원고측이 제출한 각종 ‘간접적 증거’를 ‘직접 증거’와 다름없이 다뤄 사건을 재심해야 한다.
만약 지방법원이 김 목사 납치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릴 경우 미국 법원이 미국 영주권자를 대상으로 북한 당국이 감행한 테러 행위를 확인하는 것이므로 현재 백악관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명하는 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에 법률적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연방 항소법원이 이날 지방법원으로 되돌려 보낸 소송은 내년 초 최종 판결이 예상된다. <시카고 한국일보 신용일 뉴욕 특파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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