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 7시35분경 팔롤로 소재의 ‘밸리 마켓(Valley Market)’에 들이닥친 강도와 맞서 싸워 물리친 용감한 한국 해병대 출신의 한인의 사연이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 않아 화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리커스토어 종사자들이 많은 하와이 소수민족들에게 이번 사건은 주민들은 물론 업계 종사자들에게 범죄와의 전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건 당일 범인과 사투를 벌이느라 이마에 40바늘을 꿰매고 왼팔에는 깁스까지 한 조희재(65)씨와 부인 은정(60)씨는 상처를 회복하고 지난 달 30일 마켓에서 본보와 만나 사건 당일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조씨부부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가게 내 보안카메라 설치는 많은 면 많을수록 좋다”며 “최소한 2개 이상의 카메라를 설치해 범인들이 들어와 작동을 멈추게 하더라도 백업용 카메라가 돌아 갈 수 있도록 분산 설치해 줄 것”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이유는 사건 당일 강도와 조씨가 벌인 사투가 그대로 보안카메라에 녹화 되어조씨의 정당방위가 인정됨은 물론 조씨가 필사적으로 강도의 복면을 벗겨 그 얼굴이 그대로 카메라에 잡혀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씨는 “사건 당일은 봄 방학으로 평소보다 한가했던 주말 오전이라 느긋한 마음으로 주방에 나와 장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카운터에 있던 부인이 지르는 비명소리를 듣고 뛰어 들어갔으나 한 남성이 뒤에서 휘두른 2인치 두께의 쇠파이프에 머리를 가격당해 뒤로 쓰러졌고 그 자리에서 파이프로 수 차례나 맞아 팔이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는 것. 그러나 당시에는 그것도 모른 채 부인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카운터로 향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싸움을 벌였다고 한다. 생과 사가 오가는 긴박한 순간에 다행해 젊은 시절 해병대 출신으로 무술을 연마한 경험으로 무의식적으로 날렵하게 몸을 날려 주방에서 식칼을 들고 체중 205파운드에 키 6피트2인치인 거구의 강도를 향해 돌격했고 그 과정에서 그를 몇 차례 찔러 팔을 못쓰게 만들자 조씨와 격투를 벌이던 범인은 아내를 구타하던 일행과 더불어 결국 도주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자신의 머리에서 흘러나오는 피의 양을 보고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 여겼지만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에도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아내를 구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조씨의 부인 은정씨는 얼굴을 가린 2명의 남자가 가게로 들어오자 우선 경각심을 느꼈고 10대 청소년으로 보이는 한 명이 계산대 뒤쪽으로 들어와 자신을 밀치자 자신도 그를 밀쳤고, 이에 범인은 자신의 얼굴을 수 차례나 가격했다고 밝혔다.
조씨의 부인은 부탄가스통을 들고 범인에게 덤벼들었고 그 와중에도 범인들이 폐쇄회로 카메라의 전선을 뽑아내는 장면을 기억해 내기도 했다.
조씨 부부는 부상으로 입원해 있으면서도 오아후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딸과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아들을 불러 인근 주택가 유일의 리커스토어인 가게를 열도록 해 주민들의 불편을 덜고자 했다고 밝혔다.
팔롤로 밸리의 한 주민은 조씨 부부가 항상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하는 좋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하며 종종 인근 주민들을 위해 바베큐 파티를 열거나 차가 고장 나 출근하지 못하게 됐다는 손님을 시내까지 태워다 주는 등 이웃과 함께 알로하정신을 나누며 가족처럼 지내 왔다며 이번 사건이 발생한 데 안타까움을 표했다.
조씨 부부를 습격한 범인 중 17세 소년은 사건 당일 저녁 체포됐고 공범인 리프 켈리이풀레올레-개스멘(36)은 1주일이 지나 경찰에 검거돼 1급 강도혐의와 2급 폭행혐의, 그리고 3급 마약거래 혐의 등으로 25만 달러의 보석금을 책정 받은 채로 오아후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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