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비중 줄여 채권·증시하락시 자금 비축
▶ 폭락후 패닉 투매심리 경계 매입기회 삼아야
[이슈점검 / 약세장에 살아 남기]
지난 6년 동안 활황세를 보여 왔던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의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특히 최근 월스트릿 저널은 ‘How to Survive a Bear Market’이란 기사를 통해 이제 활황세와 작별할 준비를 할 때라고 지적하면서 약세장에서 살아남을 투자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진전한 ‘투자 고수’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해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주>
■ ‘전천후’용 포트폴리오 구성
약세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두 축이 경제와 투자자 심리인 만큼 약세장 우려 심리가 확산될 경우 언제든지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
그렇다면 약세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투자 성향과 수익률 목표 등에 따라 여러 전략이 고려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약세장이 올 것을 두려워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주식 종목 갈아타기에 급급한 나머지 정작 약세장 투자에 절실한 자금마련에 소홀하기 쉽다는 것이다.
보유 종목을 들여다보며 하락 때에 유망한 종목으로 갈아타기 보다는 ‘전천후’용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주식에 너무 치중하지 말고 일부 처분해 하락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에 자금으로 옮겨 놓거나 일부 자금은 주가 하락 때 주식 구입용으로 비축해 둔다. 우려대로 주가 하락이 시작되면 주식 수익률은 낮아지는 대신 채권을 통해 수익을 만회할 수 있다. 일부 주식 처분으로 마련된 자금은 장기 전망이 밝은 주식이 큰 폭으로 떨어질 경우 ‘할인가’에 사들이기 위한 용도다.
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에서 투자자 행위를 연구하는 테렌스 오딘 교수는 “(약세장을 대비하기 위해) 보유 종목을 덜 만지작거릴수록 손실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충고했다. 약세장이 올 것이라는 확신에 보유 종목 갈아타기에 나선 투자자들은 대부분 손실을 경험했다는 것이 오딘 교수의 연구 결과다.
월스트릿 저널이 주식시장 조사업체 댈바사의 조사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S&P500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약 11.1%다. 이에 반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뮤추얼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평균 약 3.8%로 S&P500지수의 약 3분의 1 수준. 가만히 놔두면 3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지만 쓸데없이 사고팔고를 거듭하다가 수익률이 세토막이 난 결과다.
■ ‘두려움’만 없애도 약세장 성공
약세장을 걱정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치명적인 실수는 주식 매매 타이밍이다. 오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실패하는 투자자들은 한결 같이 주식 매매시기에서 오류가 발견된다. 보유 주식의 주가가 오르기 직전에 매도했다가 해당 주식의 실적이 매도시기보다 악화됐을 때 다시 매입에 나서는 것이 약세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전형적인 주식 매매행위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두려움’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가 올라 팔아야 할 시기를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주가가 한 차례 큰 폭으로 떨어지면 일종의 패닉심리가 작용해 보유 주식을 전부 내던지는 행위가 매번 반복된다고 오딘 교수는 지적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나 투자업체들이 개인 투자자들이 두려움에 주식을 대거 처분해 주가가 폭락했을 때 매입에 나서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누구든 공황심리가 발생하면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두려움을 조절할 수 있는 투자자만 약세장에 살아남을 수 있다.
약세장을 앞두고 용케 잘 빠져나온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이 반등할 때 두려움과 수치심에 재투자 기회를 놓치기 쉽다.
숏 박사에 따르면 2000년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서브 프라임 사태 때 주식시장 폭락을 경험한 투자들이 2009년 이후 S&P500지수가 3배 넘게 치솟아도 재폭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식시장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것이 좋은 예다. 조바심도 투자자들이 경계해 할 대상이다. 주가가 오르고 떨어질 때마다 조바심에 사고팔기를 너무 반복하다 보면 증권회사에 납부해야 할 수수료만 늘어나고 매매 차익에 따른 세금만 올라가 결과적으로 오히려 손실만 초래하기 쉽다.
■ 서서히 분산투자 시작할 때
그렇다면 약세장이 올 것이 확실시된다면 실전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 펀드 매니저들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던지는 충고는 단 한 가지. 보유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한 뒤 시장상황이 스스로 흘러가도록 지켜보라는 것이다. 그래도 약세장에서 투자의욕이 있다면 약세장에 대비한 ‘전천후용’ 포트폴리오 구성이 급선무다. 우선 주식 비중을 낮춰 다가올 주가 하락 때 발생할 손실률을 낮추는 대신 채권 비중을 높여 수익률 만회에 준비해야 한다. 주식과 채권 비중을 적절히 구성해야 약세장이나 활황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오딘 교수는 “약세장 투자가 자신이 없다면 주식시장 평균 수익률과 연동된 인덱스 펀드, 해외 여러 주식시장에 투자해 위험분산 효과가 있는 해외 펀드, 채권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며 “매매를 최대한 자제해 각종 수수료 비용 발생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하락 때 매입’ 투자 정석 실천
약세장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약세장을 통해 두둑한 수익을 챙긴 투자사례가 많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항상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약세장은 장기 투자안목에서 곧 기회다. 약세장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면 주식시장이 어디로 흘러갈 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신 앞으로 투자에 사용할 자금을 마련하는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 지금 보유 주식을 처분할 경우 주가가 더 오를 때 기대되는 높은 수익이 실현되지 않지만 처분 타이밍을 놓치는 일은 없다.
대신 주가 폭락 때 유망 종목을 저렴하게 사들여 수익 회복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더 크다. 주식 처분으로 마련한 현금 자산은 단기 채권 등에 투자해 당분간 이자 수익률을 발생시킨다. 만약 주식 투자가 ‘본업’으로 주식 거래가 잦은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자금의 약 90%는 인덱스 펀드에 가입, 수익률을 고정시킨 뒤 나머지 10% 자금으로 주식 거래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실천하기 매우 어렵지만 ‘떨어졌을 때 사라’는 주식 투자의 정석만 실행하면 약세장에서의 성공은 보장되어 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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