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하와이 한인회가 지난 달 26일 그간의 활동을 마무리 짓는 최종 정기이사회를 가졌다.
강기엽 한인회장이 이끄는 21-22대 한인회가 지난 4년간의 활동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임기마감 이사회는 기자의 눈에 오히려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모임으로 비춰졌다. 이날 이사회는 차기 출범 회장단에 결정권을 주고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임기가 불과 한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문화회관 건립추진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함으로 취임식을 앞둔 23대 한인회에 소송과 관련한 책임을 져야 할 부담을 안겨주었다.
그런가 하면 정작 자신들이 선거법 관련 정관을 개정해 공탁금을 올리고 선거일정도 앞당겨 무투표 당선시킨 차기 한인회장 당선자를 믿지 못하는 듯 21-22대가 자체적으로 모금한 문화회관 건립기금을 온전히 23대로 이관해 주지 않고 신탁계좌를 개설해 전임 회장이란 이름으로 해당기금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것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날 강 회장의 주요 발언은 취재기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4년 전 21대 한인회장직에 출마하며 사퇴한 것으로 알았던 하와이 한국인 무비자건립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직을 아직도 놓지 못하고 당시 무비자 추진운동을 위해 동포들로부터 모금한 기금 2만여 달러를 본인의 임의대로 한인회 기록물 제작에 유리한 딜을 하기 위해 유용하는 것을 당연한 듯 밝혔다. 강 회장 인식대로라면 22대 한인회가 모금한 문화회관건립기금 16만여 달러도 앞으로 3-4년 정도 강 회장이 움켜쥐고 있다가 동포사회 관심이 희미해진 적절한 시점에 강 회장 임의대로 언제든지 당시 상황에 맞게 유용될 수 있다는 말인가? 22대 한인회가 모금한 문화회관건립기금 16여만 달러를 ‘한인회’란 이름으로 23대에 물려줄 수 없고 22대와 23대가 각각 모금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논리라면 지금 문추위가 관리하고 있는 모금액은 19, 20대 한인회 관계자들과 공동위원장으로 문추위와 함께 모금한 것으로 그 기금을 문추위가 관리하고 있는 것인데 무엇이 문제가 되어 소송을 제기한 것일까? 지난 10년간 한인사회를 현장에서 지켜봐 온 기자는 유독 한인회와 관련한 시곗바늘은 미래가 아닌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갖게 한다.
‘유리알 같은 한인회 운영’을 표방하며 출범한 21,22대 한인회는 임기 내내 한인회와 문추위로 나뉘어 공방을 벌이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편파적인 언론플레이를 하며 동포사회 분열을 부추겼다.
결국에는 22대에 이은 23대 한인회장 선거관리에 대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동포사회 불만을 해소시키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호놀룰루 한인회’가 탄생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거기에 더해 임기 한 달을 앞두고 문추위를 대상으로 소송까지 제기하며 끝까지 화합을 바라는 동포사회 염원을 외면하고 한인회를 중심으로 한 시곗바늘을 정확하게 19대 한인회 탄생 이전으로 돌려 놓은 듯 하다.
당시 자료를 찾아 보니 ‘하와이 한인회’와 ‘하와이 주 한인회’가 소송 전을 벌였다. 그런데 ‘하와이주 한인회’가 ‘하와이 한인회’ 정통성을 이어 받아 ‘19대 하와이 한인회’로 탄생했다.
이후 19대 한인회는 하와이 한인문화회관건립추진위원회와 공동위원장 체재로 20대에 이르기까지 60만달러가 넘는 문화회관건립기금을 모금했다. 22대 한인회 마지막 정기이사회를 취재하며 기자는 23대 한인회장 당선자에게 질문하고 싶은 내용이 많았지만 소신있는 답변을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지나쳤다. 전임 한인회로부터 물려받는 멍에를 그대로 짊어지고 갈 것인지, 아니면 얼룩진 과거를 청산하고 한인사회 화합을 주도하는 주역으로 한인커뮤니티 발전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인지 그리고 논바닥 갈라듯 갈라진 한인사회 민심을 어떻게 보듬을 것인지... 그러나 23대 한인회 출범 이후 한인사회 변화에는 여전히 희망을 걸고 싶다.
김민정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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