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일 보도된 사건을 보면 분노와 증오가 가득하다. 도널드 트럼프의 입에서 서슴없이 나온 말이 증오로 차있어 우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국가의 영웅을 비굴했다고 비하하는 말은 유치하면서도 많은 사람과 대통령 까지도 분노케 했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 느낀 것이 미국 정치가 신사답고 말을 골라서 한다고 보았다. 더 나아가 정치적 발언에서 삼가야 할 말도 꽤 늘어났다.
유명인사가 말조심해야 할 것은 불문율이 되어 왔다. 작은 실수도 사회는 용서를 하지 않았다. 약한자에 대한 배려와 상대를 존중하라는 풍조가 있어 사회적 명칭 까지도 변한 것이 많고 소위 ‘정치적으로 올바른(Politically correct)’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멸시를 받던 흑인의 호칭이 니그로, 블랙, 컬러드(Colored)에서 아프리칸-아메리칸 으로 변했다. 그럼에도 요즘 흑인을 비하하며 증오하는 사건들은 더 노골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처음 당선된 흑인 대통령이 코네티컷에서 한 백인경찰관이 흑인 대학교수를 불심검문한 사건을 보고 경찰이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말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 말은 많은 경찰관의 분노를 자아내었다. 공화당 대선출마에 나왔고 사업가로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유세에서 한 말들은 전혀 전에 듣지 못한 포악할 정도의 노골적 비판들이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 조심해야 할 불문율이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 링컨, 아기, 강아지를 절대 비하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는 미국에서도 할 말이 있고 못할 말이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 입에서 또 대통령에 출마하는 사람의 입에서 폭언이 나온다면 미국의 정치적 신사도는 물 건너 간 것인지 모르겠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한다.
미국의 뉴스 보도를 보면 폭력으로 일어난 사건, 특히 백인이 흑인을 살해한 사건을 보도 하면서 흑인들의 분노를 자아내려고 하는 것이 역력하게 보인다. 이 사회가 분노를 일으켜야만 뉴스가 팔리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 지역 한인사회는 비교적 이런 포악하며 증오를 자아내는 말들이 오가지 않아 마치 언어의 오아시스에 사는 것 같다. 그 흉포하게 변하여 메말라가는 이 사회의 물이 들지 않았으면 한다. 가끔 분에 찬 말을 하는 분들이 마음을 조마조마 하게 한다. 하나 그것은 극소수이기 때문에 큰 걱정이 되지는 않지만 그들도 말을 삼가며 진흙탕에서 견토지쟁(犬兎之爭)하듯 난장을 부리지 말고 이 사회를 건강하게 가도록 동참 했으면 한다.
펜이 칼보다 무섭다는 것은 말의 폭행을 잘 표현한다. 언어의 폭행 없이도 충분히 자기의 뜻을 표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의 자유에 무거운 책임이 따르게 되어있다. 흔히들 하고 싶은 말을 하고나면 시원하다고 한다. 잠시 시원할 줄 모르나 그 후에 올 후회는 더 클 것이다. 분노하는 글을 쓰거나 말을 하는 동안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은 빼어든 칼과 같이 그냥 칼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분노 때문에 분비되는 이 호르몬은 스트레스 호르몬이기 때문에 몸의 어느 기관을 다치고 난 뒤에야 사라진다.
흉포한 발언을 하는 사람이 오래 산 것 보지 못했다. 그럼으로 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분함을 풀지 말고 삭혀야 한다는 말이다. 분풀이 후의 후회는 더 해를 가져온다. 해결 방법은 많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언(聖言) 같은 말씀은 참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성인(聖人)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와 의견이 다른 말도 존중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될 것이다. 포악무도한 행동이 나를 해치려면 정당방위라는 것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인격은 그런 것을 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말이면 다냐?” 정도로는 해결이 될 것 같지가 않다는 말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