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딘(23·DEAN·권혁)에게 ‘신 음악세대'라는 수식을 붙여도 될 법하다. 여느 한국 가수들과 데뷔 절차부터 다르다.
미국에서 작곡가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송라이터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 싱글 두 개를 먼저 냈다. 그리고 한국에서 잇따라 싱글 ‘아이 러브 잇'과 ‘풀어'(Pour Up)를 발표하면서 단숨에 부상했다. 전례가 없는 행보다.
처음에는 그에 대해 알려진 정보도 거의 없었다. 일부에서는 신비주의 콘셉트가 아니냐고 했다. 딘은 “모든 걸 배제한 상황에서 음악적인 것으로 먼저 어필하고 싶었다"며 눈을 빛냈다. “작곡 생활을 먼저 했다.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 음악이었고, 그걸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딘은 세계 최대 음반유통사인 유니버설뮤직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만큼, 능력을 인정 받고 있다. ‘인류문명의 발전을 위해 외계에서 보내진 아이들'이라는 의미로, 예술 분야에서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을 지칭하는 ‘인디고 차일드'로 통할 정도다. 에릭 벨린저, 밀라 제이, DJ 에스타 등 유명 뮤지션과 작업하며 이미 이름을 알렸다.
송라이터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방향을 튼 것은 음악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노래 부르는 것도 원체 좋아했던 지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작곡가로 데뷔했을 때부터 당연히 마음 한 켠에 노래가 있었다. 퍼렐 윌리엄스도 그렇지 않은가. 레이디 가가도 작곡가로 시작 했다."16세 때 취미로 랩을 쓰다가 음악에 심취하게 됐다. 그의 말을 빌리면 “일이 점점 커진" 셈이다. 생각을 자유롭게 담아내는 랩 형식이 마음에 들었고 그루브가 넘치고 표현 양식이 다양한 R&B 등 흑인 음악 전반으로 관심폭을 넓혔다.
지난 7월 발매돼 ‘디스이스피프티닷컴(This is 50.com)'과 ‘올힙합닷컴(ALLHIPHOP.COM)' 등 현지 매체에 소개되며 호평을 받은 미국 데뷔 싱글 ‘아임 낫 소리', R&B 뮤지션 앤더슨 팩이 힘을 보탠 두 번째 미국 싱글 ‘풋 마이 핸즈 온 유(Put My Hands On You)'는 그래서 가능했다.
미국에서 곡을 먼저 발표한 이유는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곳이고 음악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라며 “내 곡들에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했다"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딘은 저스틴 비버의 ‘원 레스 론니 걸', 엑소의 ‘으르렁' 등을 작곡한 신혁이 이끄는 줌바스 뮤직그룹 소속 작곡가다. 처음부터 신혁을 알아서 이 회사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지인이 지인 그리고 또 지인에게 딘이 만든 곡들을 소개했고 결국 신혁의 마음마저 빼앗았다. 데뷔 신고식을 화려하게 치르고 있지만, ‘금수저'가 아닌 자신의 실력으로 당당히 이 자리에 오른 셈이다.
딘의 열정과 과감성은 활동 이름에서도 드러난다. 청춘의 상징인 영화배우 제임스 딘(1931~1955)에서 따왔다. “반항의 아이콘 아닌가. 그런 이미지도 좋았지만 그것이 음악 분야에서 안주하지 않고 계속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자세로 치환이 가능할 것 같았다. 내 자아와도 그런 부분이 잘 맞았고. 하하."한국 두 개의 싱글에는 현재 한국 힙합 신에서 가장 핫한 도끼와 ‘블락비' 리더 지코가 참여했다. 국내에서 정식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정기고의 싱글 ‘일주일(247)'에 한창 주목 받고 있는 R&B 가수 자이언티, 크러쉬와 함께 참여하며 주가를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딘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명단이 아니다. 도끼와는 원래 아는 사이였고 지코와는 친구다. 유유상종, 딘의 음악적인 지표를 자연스레 확인할 수 있는 그저 표식인 셈이다.
90년대생이지만 90년대 음악을 숱하게 들은 그는 언더독스, 팀벌랜드 등 프로듀서를 병행하는 뮤지션들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 유행에 민감하며 자신들만의 고유한 문화를 좇는 힙스터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음악의 정답은 항상 듣는 사람들에게 있다. 힙스러운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도 뿌리는 항상 지키려고 노력한다. 대중이 다소 어렵다고 하더라도 단 하나의 맛집이 되길 원하는 거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라."팝계 ‘신동'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급작스런 인기로 유명세에 취할 법도 한데 “급류 안에 휘말리지 않도록 전체적인 상황을 보려 한다"는 믿음직스런 태도를 보이는 그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이 물이 맞게 흘러가는 것인지 계속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급류에 휘말려 신념들을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가장 나답고 싶다"는 마지막 말에 딘밖에 보이지 않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