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를린 트럭돌진 사상자 60여명으로 불특정 다수 노려 사실상 무방비 상태
▶ IS 연계조직‘외로운 늑대’감시망 뚫려

독일 베를린 트럭테러 현장에 많은 구조대원들과 취재진이 몰린 가운데 요원들이 범행 트럭을 조사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시내에서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트럭 테러’는 지난 7월 86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니스 테러와 같은 유형으로 당국이나 민간인들이 사전에 대비하기 어려운 형태의 테러라는 점에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공격 수법이 갈수록 악랄해지고 진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게다가 지난 18일 벌어진 무장 괴한의 요르단 유명 관광지 습격 사건도 테러범들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외국인을 인질 삼을 수 있다는 사례로, 전 세계인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트럭테러 사상 60여명으로
이날 저녁 8시14분께 베를린 서부 번화가인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는 19t 스카니아 트럭이 시속 65㎞ 속도로 도로를 달리다가 그대로 보도로 올라와 크리스마스 마켓을 둘러보던 사람들을 덮쳤다.
트럭은 시장을 가로질러 60∼80m를 계속 달렸고 3m짜리 크리스마스트리와 성탄절 용품을 파는 가판을 부순 뒤 멈춰 섰다. 20일 오후까지 사망자는 12명, 부상자는 48명으로 집계됐다.
독일 연방범죄수사국(BKA)은 부상자 중 18명이 중상을 입었고 사망자 12명 중 6명이 독일인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6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20일 독일 검찰과 경찰은 전날 체포된 용의자가 범인인지 불확실하다며 진범이 활동하면서 또 다른 공격을 해올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하고 비상 연락 체계를 갖추라고 시민에게 권고, 독일 전역에 여전히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검찰은 “단독 범행인지 다른 공범이 있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배후에 테러조직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배후 조직이 이슬람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할 수 없고 조만간 또 다른 공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페터 프랑크 검찰총장은 “이번 사건은 니스 트럭 테러를 떠올리게 하는 데다 이슬람국가(IS)의 지침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상징적인 목표를 정하고는 과거 지하디즘(이슬람 성전) 테러조직처럼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당시 증거로 쓸만한 현장 비디오 자료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해 수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내비쳤다.
■불특정 민간인 겨냥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올해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7월 니스 테러 등도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에서 벌어진 비슷한 사례다. 유럽권에 속하는 터키 수도 앙카라와 이스탄불에서도 작년과 올해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러한 일련의 대형 사건은 별다른 경계심을 자아내지 않는 장소에서 불특정 민간인을 겨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민간인이 방문하는 관광지나 공항, 축제 현장, 음식점, 공연장, 경기장, 성당 등 다중 시설에서 방어 수단을 보유하지 않은 이른바 ‘소프트 타겟’을 노린 것이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태동하기 전 전통적인 테러 수법은 주로 자살 폭탄 공격이나 정부군·경찰은 겨냥한 게릴라식 총기 난사 형태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선전 효과가 줄어들면서 이러한 방식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보인다. 테러 조직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하기 위해 공격 수법이 갈수록 악랄해지고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이 도로나 길거리나 곧바로 통제하기 어려운 트럭을 이용하거나 검문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성이나 어린이를 폭탄 공격에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 주터키 러시아 대사 살인범은 경찰관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가 현장에 접근할 때 이렇다 할 제약도 없었다.
■IS 자신들 소행 주장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는 연계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독일에서 발생한 트럭 돌진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20일 주장했다.
아마크통신이 이날 인터넷에 게재한 성명에 따르면 IS는 “(IS 격퇴) 국제연맹 참가국 국민들을 표적으로 삼으라는 요청에 IS의 한 전사가 독일 베를린에서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 성명에 테러 행위에 나선 사람의 신원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이같은 소프트 타겟 겨냥 테러와 관련해 문제는 IS 연계 세력과 그 추종자 또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 계획을 사전에 파악·차단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비밀리에 테러 모의가 이뤄지는 데다 소규모로 조직적이면서 때론 ‘외로운 늑대’ 형태로 테러가 자행되기 때문이다.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 출신을 가장한 IS 대원의 유럽 진입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들 테러가 IS 수뇌부의 직접 지령에 따른 것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IS의 선동이 정부의 감시에서 벗어난 세계 각지의 ‘외로운 늑대’ 형 추종자들, 2~5명으로 이뤄진 조직적 테러범들에게 먹혀들어가 무방비 상태에서 실제 테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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