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시리즈서 인기 여배우 정희란 역… “첫 베드신, ‘애마’였기에 찍어”
▶ “갑을 계약서에 침묵한다면 슬픈 일”…둘째 출산 닷새 전까지 홍보

‘애마’ 속 정희란 역 맡은 배우 이하늬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80년대 여배우로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연기했을지 유추가 되더라고요. 2025년에 여배우로 사는 것도 사실 여전히 투쟁해야 할 부분, 삼켜야 할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도 감사한 것이 더 많아요."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에서 1980년대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여배우 정희란을 연기한 배우 이하늬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화상 인터뷰에서 유독 '존경', '감사'와 같은 단어를 많이 썼다.
40여년 전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조금씩 버티고 싸워준 선배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연기 환경이 조성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하늬는 "1980년대에 그분(여배우)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지금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당시 정말 어떤 보호 장치도 없이 영화 현장에서 찍으셨을 텐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존경과 감사함을 많이 담아 연기했다"며 "지금도 여배우들이 겪어야 하는 일들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미처 말할 수 없는 부분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하늬가 소화한 정희란은 당대 인기 스타로, 전속 영화사 사장 구중호(진선규 분)와 육탄전을 벌이며 싸울 정도로 단단한 성격의 소유자다. 나중에는 화려한 충무로의 어두운 비밀을 폭로하기도 한다.
그는 "희란은 저와 다르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멋있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며 "제가 1980년대에 살았더라면 저런 용기를 갖고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닮은 점도 있다며 "저도 현장에서 너무 부당하다 싶을 때는 참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 편이다. 갑과 을로 계약서를 썼다고 침묵하는 것은 너무 슬픈 일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애마'는 이하늬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베드신(정사 장면)을 촬영했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도 베드신만 소화하면 흥행도 되고 스타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 같은 시나리오들이 들어온 적 있었다. 하지만, 여성을 성적으로 보는 게 불편했다"며 그간 이 같은 촬영을 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애마'는 그런 장면을 무해하게, 2025년에 맞게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해석했다. '애마'이기에 찍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1980년대를 재현하기 위해서도 노력을 기울였다.
80년대 여배우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서울 사투리를 익혔고, 어깨를 부풀린 화려한 의상과 새빨간 입술 화장도 더했다.
이하늬는 "헤어, 메이크업, 말투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 시절을 구현하려고 했다"며 "그렇게 멀지 않은 과거여서 정확하게 하지 않으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가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인 만큼 출산 직전까지 열심히 홍보에 나섰다.
지난 24일 둘째 딸을 출산한 그는 불과 엿새 전에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고, 이번 화상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는 "'애마'를 세상에 내놓고 그다음에는 진짜로 애를 낳게 됐다"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오히려 더 작품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작업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민하고 고른 작품인 만큼 '애마'가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서도 깊은 고민을 거친 듯한 답변을 내놨다.
"과거 투쟁의 역사가 있기에 우리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역사가 다음 세대에 미칠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늘의 내가 결단하고 목소리를 내서 바뀔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면서 '애마'를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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