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령탑 부재 우려 속‘전자·생명·물산’결속 전망도
삼성이 그룹의 사령탑 격인 미래전략실을 해체함에 따라 삼성은 그룹 체계를 갖춘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별 독자경영의 길을 가게 됐다.
삼성은 공식적으로 “미전실 해체에 따라 삼성의 각 계열사들은 앞으로 자율경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가 독자적·자율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에 따라 경영을 해나간다는 얘기다. 이는 비공식적으로 의사결정에 관여하면서 책임은 지지 않는 미전실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 경영과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미전실이 개별 회사의 경영에 크게 관여는 안 했으니까 앞으로 크게 달라질 부분은 없지만 상징적으로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어떤 결정에 대해서든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변화”라고 지적했다.
이미 삼성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 체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착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당장 경영에 큰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미전실 해체 후 삼성그룹이 3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생명·물산 중심의 ‘3두 체제’로 굴러갈 것이란 관측을 내놓는다. 이들 3개 사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쥐고 있어 사실상의 지주회사 또는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전기·SDI·SDS 등 전자·전기·IT 분야 계열사 사장단끼리 모여 사업영역 구분 같은 조정자 기능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 금융계열사의 경우 삼성생명의 우산 아래에 삼성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 등이 들어와 계열사 간 협의와 조율을 한다는 것이다.
삼성물산 중심으로는 바이오·중공업 등 나머지 계열사가 뭉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는 계열사별로 독자적으로 판단하고 사업을 영위하겠다는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사안별로 관련성이 있는 계열사 사장끼리 협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공식 입장은 3두 체제 역시 가동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연 매출 300조원, 임직원 50만명에 달하는 공룡 조직을 거중조정하는 컨트롤타워의 해체는 재계 일각에서 우려를 낳는다.
재계 관계자는 “미전실의 감사 기능도 계열사별로 들어가 잘 가동되겠지만 회사 바깥에서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던 부분은 약화할 것”이라며 “수십 년간 지속된 시스템이 사라지면 당분간 시행착오나 부작용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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