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 명맥… 성장 주역·불법 주도 ‘상반된 평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미전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삼성은 지난달 28일 미전실 해체를 핵심으로 하는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미전실 해체를 공언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총수 직속 조직인 미전실은 1959년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 회장 시절 비서실에서 출발, 문패를 바꿔가며 60년 가까이 명맥을 유지해왔다.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이름으로 바꿨고, 2006년 이른바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자 삼성은 구조본을 축소키로 했다. 이후 전략기획실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가 줄었다.
2008년에는 ‘삼성특검’으로 수조원대 차명계좌 운용 등 불법행위가 드러나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소된 뒤에는 경영쇄신안이 나오면서 전략기획실도 해체 운명을 맞았다. 하지만 막후에서 조정 활동은 계속됐고 삼성은 2010년 전략기획실을 부활하면서 지금의 미전실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미전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삼성 성공신화의 주역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법적 실체가 없는 조직으로, 총수를 위한 각종 불법행위를 주도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미전실이 모든 정보를 보고받아 치밀한 기획안을 마련한 다음 총수의 지시를 받아 각 계열사에서 일사불란하게 집행하는 시스템이 삼성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는 특히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였던 삼성에 강점이 있는 모델로 평가받았다.
반면 ‘실체없는’ 조직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삼성그룹 의사결정은 이사회가 아닌 미전실에서 이뤄진다”며 “미전실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하고, 무리한 판단을 하고 불법행위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전실의 전신이 개명과 해체를 반복한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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