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들어선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나름대로 열정적으로 달려온 한 해를 돌아보며 상념에 젖는다.
어린아이들 앞 세우고 갓 이민 왔을 때 없는 시간을 쪼개어 성경공부며 구역 모임에 가면 예배만 드리면 일어날 것이지 누구네 집 숟가락 몇 개 까지 꿰고 이야기 하는 자체가 싫었다. 어쩌면 그렇게도 세월이 빠른지 구역 모임을 우리 집에서 드린지 얼마 전 같은데 또 차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나님만 바라보고 교회에 간다고 하지만, 기다려지고 유쾌한 일만은 아니다. 소속에서 빠져나고 싶은 생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이 몇 명 살지 아니한 텍사스에 살았다. 낮에는 일터에서 서투른 영어로 생활을 해야 되고 모임에 가면 내 나라 말이며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으니 기다려질 텐데 내 기분은 그렇지 못했다. 끝내 교회 출석 한다는 것 조차 소속 되어 있다는 것이 싫어서 등 돌린 적도 있었다.
아프다는 핑계로 교회에 가지 아니하면 구역 식구들이 기도 한다고 찾아오니 거짓이 들통 나서 난처한 적도 있었다. 모든 게 믿음이 부족 하다고 생각했다.
현직에 있을 그 시절 누구나 겪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바쁜 생활을 35년이 넘게 하다가 막상 퇴직을 하려니 앞으로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람되게 유용하게 쓸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시골 중학교를 졸업하고 대구로 유학을 온 셈이다. 막상 고등학교 입학을 하고 보니 학교에 가도 외톨이고 자란 고향 생각 헤어진 친구들 생각 뿐이었다.
시골뜨기인 나에게 손 내미는 친구가 있었다. 자기들의 모임에 합세하자고, 갑자기 몇 명의 친구가 생기니 학교생활이며 가정생활이 즐거웠다. 일요일이 다가오는 것이 길게 느껴졌다.
공부도 잘하는 아이들이고, 나도 그 친구들을 따라서 성적도 많이 올릴 수 있었다. 삼 년 동안 많은 추억을 쌓았고 모범생으로 학교를 졸업 할 수 있었다.
만난 지 60년 넘었지만 지금도 한국에 가면 다섯 명 친구들이 한 곳에 모여 밤새워 그 시절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가끔씩 친구들이 요즈음 죽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 그룹에 조인된 5명은 건강하지는 아니 하지만 여태 살아 있으니 ‘소속’에 가입된 덕분이라고 얘기하고 깔깔거리며 웃곤 한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소속이 없이는 즉 갈 곳이 없다는 것은 건강하게 살수가 없을 것이다. 소속은 긍정적인 마음에 안정을 주지만, 소외는 외로움을 준다.
여태까지 바쁘게 살아온 생활과 쌓아온 경험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더라도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니어들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조인(Join) 해서 새로운 세계를 도전해보고 제 2의 인생을 알차고 보람 있게 노후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김수현 / 포토맥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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