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늦은 밤 한국에서 법조계에 오래 계시다 은퇴하시고 조용히 살고 계시는 외사촌 오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급히 약을 한 가지 구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무슨 약인데요? 오빠가 주춤거리며 대답하신다. 예, 뭐라고요? 강아지 구충제라고요? 오빠가 지금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 소리를 몇 번 되물으며 그걸 어디에 쓰시려고요? 질문은 질문으로 이어져 갔다.
곁에서 듣고 있던 언니는 남편이 본론으로 가지 않아 답답했던지 전화를 바꾼다. “오빠가 폐암에 걸리신 것이 좀 됐거든.”“예? 폐암이요? 그 좀 됐다는 것이 얼마나 됐다는 건데요.”“한 5년쯤 됐는데 물론 그동안 서울에서 좋다는 약을 다 써보고 있는데 완쾌가 안 되던 차에 친구 하나가 이 강아지 구충제를 쓰고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래서 한번 먹어보려 했는데 그 사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사갔는지 상점뿐 아니라 인터넷에서도 구할 수가 없어.”
언니는 요즈음 회사나 여자들이 둘러앉으면 제일 먼저 화젯거리는 이 강아지 구충제라고 했다. 그 사이 몇 번 전화를 했어도 편찮으시다는 이야기는 없어서 정말 모르고 지났던 것이다.
그래서 오빠가 그 약을 한번 먹어 보려고 하신다는 것이다.
다행히 이 약이 한국이나 미국에서 처방전 없이 인터넷이나 가게에서 동물 구충제로 팔리고 있어 말기 암에 있는 환자들이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 유튜브에서 어떤 사람들이 강아지 구충제를 먹고 효과를 봤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물론 몇 사람에 불과하지만 아직 인간에게 임상시험으로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약을 먹어도 되는지 아직 많은 의문점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이 약은 한국에서 펜벤다졸(Fenbendazole-Pendazole)로 알려져 있는데 언니 말로는 한국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개그맨인 김철민씨가 강아지 구충제를 암에 복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복용하는 사람이 늘어났는데 몇 명의 의사들이 나서서 검증되지 않은 약이라 위험하다고 해도 그들의 대답은 이구동성으로 말기암 환자에게 죽음보다 더 나쁜 것이 있겠느냐고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이 약을 구하려 난리가 났다고 표현한다. 이 약은 강아지 몸에 기생하는 여러 가지 기생충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는데 인간에게 혹시 그 이상의 효과를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누군가 시작한 것 같다고 한다.
하기사 오래 전 협심증 약을 개발하던 중에 부작용으로 알아낸 발기부전제 바이애그라를 만들어냈던 것을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다.
지금 말기암 환자들은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가 아니라 무엇인들 못 잡겠느냐는 심정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 식약청은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았으니 독성이나 내성이 있을 수 있으니 사용하지 말라고 적극 말리고 있다고 한다. 미 보건국(NIH)에서도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한다. 실제 오래 전에 화학 구조가 비슷한 메벤다졸이나 알벤다졸 이(Mebendazole, Albendazole)이 실제 인간에게 사용 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약이 진정으로 인간에게 도움이 될지는 아직 시간을 두고 임상 시험을 거쳐야하겠지만 더 많은 연구로 또 이 일을 계기로 우리에게도 암을 정복했다는 좋은 소식이 들려오기를 손꼽아 기원해본다.
<이혜란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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