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을 비롯해 미드 윌셔와 웨스트 LA, 할리웃 등을 포함하는 LA 경찰국(LAPD) 서부수사본부(웨스트 뷰로) 관할 지역에서 최근 무장강도 범죄가 급증, 치안을 위협하고 있어 경찰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마이클 무어 LA 경찰국(LAPD) 국장은 최근 LA 경찰위원회에서 “웨스트 뷰로 지역의 무장강도 범죄가 최근 23% 가까이 급증했다”며 “용의자들은 총으로 무장한 채 두 세 명씩 몰려 다니며 고가의 보석과 시계를 훔치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한인타운과 가까운 멜로즈 지역에서는 무장 강도사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비즈니스 단체들은 경찰 당국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 14일 대낮에 7800블럭 멜로즈 애비뉴에 위치한 옷가게에서 20~30대로 보이는 남성 용의자가 손님인 척 가게로 들어와 직원을 향해 총을 겨눈 후, 가져온 가방 안에 옷과 신발, 현금을 넣어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7일에는 패어팩스 빌리지에 위치한 유명 카페의 야외 패티오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손님들을 향해 총을 겨눈 후 지갑과 핸드백을 강탈해 달아나는 무장강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멜로즈 지역에서 스케이트보드 판매점인 ‘브루클린 프로젝트’을 운영하는 도미닉 델루카는 “대낮에 가게 앞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한 모습을 보안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목격하곤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지난 수십 년간 대낮에 총격사건, 강도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멜로즈 옥션’의 피터 니콜라스 이사는 “이웃들은 대낮에 강도, 총격전, 살인사건 등을 목격했다”며 “멜로즈 야외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손님들을 향해 총격을 겨눈 강도사건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민들은 이 지역을 떠나길 희망하거나 실제로 떠나고 있다”며 “상황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멜로즈 지역 이외에도 LAPD는 미드 윌셔, 웨스트 LA, 할리우스 베니스 비치 등 LA 일대가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LA 한인타운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무장강도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늦은 밤에 주로 발생했던 강도 범죄가 대낮 시간에 발생하고 있어 주민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인타운의 한 콘도에 거주하는 A씨는 “오후 4시께 학교에서 아이를 픽업해 콘도 주차장으로 들어오는데, 총을 든 히스패닉계 강도 2명이 따라 들어왔다”며 “도저히 차에서 내릴 수가 없어 바로 주차장 밖으로 차를 몰고 나갔다”고 말했다.

LAPD는 순찰을 강화하고, 업주들을 상대로 범죄 대응 관련 교육을 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용의자들에 대한 더욱 강력한 처벌만이 증가하는 범죄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LAPD는 23일 오후 7시30분 타운홀 줌 미팅을 주최해 최근 급증하는 무장강도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밝혔다. 타운홀 미팅에 참여를 원하는 주민들은 ‘멜로즈 옥션’ 웹사이트(melroseaction.org/meetings)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