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물 한 방울’ 이달 출간…3년간 쓴 시·수필 100여 편 담겨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영인문학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올해 2월 별세한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 생전에 암 투병을 하면서 작은 스케치북에 틈틈이 손으로 쓴 미발표 작품집 '눈물 한 방울'(김영사)이 이달 말 출간된다.
13일(한국시간) 문화계에 따르면 이 작품집은 이 전 장관이 암 투병 사실을 외부에 공개한 2019년부터 3년간 일상에서 떠올린 단상을 정리한 시·수필 등 100여 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장관이 손수 그린 그림도 함께 담겼다고 한다.
과거 이 전 장관은 병상에서 '눈물 한 방울'이 갑자기 떨어지는 순간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때마다 든 생각들을 짧은 글로 쓰고 낙서도 하면서 '눈물'의 의미에 주목했다.
지난해 8월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는 눈물 한 방울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주변에서 요청은 많지만, 자신이 보려고 쓰는 거라 사후에는 몰라도 생전에는 책으로 낼 생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시간'을 예로 들며 "인간이 시간을 발견한 것은 대단한 건데 거꾸로 인간이 시간의 노예가 돼버렸다. 우리가 만든 게 덫이 됐다. 거기에 맞춰 살아가야 해 눈물 한 방울이 흐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할아버지가 손자한테 '얘야, 시계 밥 줘라. 시계 죽었다'고 하던 과거에는 지금처럼 분과 초를 정확히 따지는 시간관념이 없었다"며 "전자시계의 시대에는 '시계가 죽었다'는 식의 느슨한 시간관념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 차이에서 느끼는 시간에 대한 비평을 일본의 하이쿠(俳句)처럼 석 줄의 단시(短詩)로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초 펴낸 책 '이어령, 80년 생각'에서는 독일 나치 치하에서 안네 프랑크의 눈물 한 방울이 생각의 날개 속에서 창작물로 부화해 '안네의 일기'가 됐다며 코로나19로 온 세상이 어지러운 오늘날도 눈물이 생각과 창조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의 장남인 이승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원고 내용을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확인하는 단계"라며 "스케치북 글은 외부에 처음 공개하는 건데 출판기념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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