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타이브 헤즈볼라, 중동 친이란 무장세력에 무기 공급…미군 공격도 불사
▶ “이란이 지금처럼 이라크에 큰 영향 미친 적 없어”…확전 우려 고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계기로 중동 각지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에서도 친이란 민병대가 대놓고 '이란의 작전기지' 역할을 하고 있어 중동 확전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9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라크에서 중동 분쟁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주르프 알나스르 지역을 집중 조명했다.
면적이 샌프란시스코의 갑절이 넘는 이 지역은 이란 연계 민병대인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NYT가 접촉한 전현직 정보부 및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곳에서 이란에서 조달한 부품으로 공격용 드론을 조립하고 로켓을 개조한다.
이 무기들은 레바논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세력이 군사작전에 쓸 수 있도록 중동 전역으로 배포되고 있다.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하자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팔레스타인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해 속속 집결하자 카타이브 헤즈볼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된 10월 17일 이후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를 향해 최소 82차례의 드론·로켓 공격을 감행했고, 미군 66명이 다쳤다.
미국은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명분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병력을 두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에서 지난해 퇴임한 케네스 매켄지 장군은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로켓, 박격포, 미사일을 가지고 있다"며 "무기의 정확한 사거리는 알 수 없지만 2020년 기준으로 일부 무기는 요르단,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의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란이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시리아의 민병대 등 대리 세력을 앞세워 하마스를 측면 지원하는 가운데, 이라크의 카타이브 헤즈볼라까지 전쟁에 개입해 판을 키운다면 전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란이 이라크에 주둔했던 미군을 몰아내기 위해 이라크에서 조직한 시아파 민병대 중 하나로, 미군이 2011년에 이라크에서 철수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미군을 공격했다.
이라크는 미군 철수 후 3년 뒤인 2014년에 극단주의 무장세력 IS로부터 공격받자 이란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란은 이에 즉각 응해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 민병대를 대거 동원했다.
카타이브 헤즈볼라는 이란인이 성지순례를 위해 지나가는 길목이자 레바논 헤즈볼라에게 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던 주르프 알나스르 지역에서 IS와 전투를 벌이면서 이 지역을 장악했다.
이 무장세력은 당시 그 지역이 모든 수니파 마을을 비우면서 주민들에게 IS가 사라지면 돌아올 수 있다고 약속했으나 주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했고 지역은 완전히 군사 요새화된 상태다.
민병대를 기반으로 하는 이라크 내 이란 연계 정당들은 지난해 연합체를 꾸려 국회 내 다수당으로 올라섰고, 시아파 정치인인 무함마드 시아 알수다니를 총리로 만들었다.
이라크에서 외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지낸 호시야르 제바리는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지금 이라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보안군과 군대, 지역 통치자의 모든 부분에 이란의 이익이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급진주의연구센터의 인나 루돌프는 "카타이브 헤즈볼라처럼 이란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라크 민병대는 테헤란과 '이념적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런 비전은 이란의 신정 통치 철학과 미군의 이라크 철수, 이스라엘 국가 파괴와 같은 광범위한 목표를 대체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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