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내성균(AMR : antimicrobial resistance) 감염 및 관련 합병증으로 숨지는 어린이가 연간(2022년 기준) 300만명이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라운대 조지프 하웰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전염병 학회 학술대회(ESCMID Global 2025)에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항생제 사용이 급증, 이들 지역에서만 2022년 어린이 140여만명이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숨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웰 교수는 "항생제 내성균은 감염에 취약한 어린이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이 연구는 동남아와 아프리카 등 질병 부담이 특히 큰 지역의 어린이 항생제 내성균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공동 대응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화이자의 글로벌 항생제 감시 프로그램(Pfizer ATLAS)과 세계보건기구(WHO) 글로벌 항생제 내성 및 사용 감시 시스템(GLASS),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사망률 데이터를 종합해 항생제 사용 및 항생제 내성균 감염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을 분석했다.
항생제는 WHO 분류(WHO AWaRe)에서 작용 범위가 좁고 부작용이 적으며 항생제 내성 가능성이 낮은 접근성 항생제(Access antibiotics)와 항생제 내성 가능성이 더 높고 병원 환경에서 더 중한 환자들에게 사용하는 감시 대상 항생제(Watch antibiotics), 다제내성 병원균에 의한 중증 감염을 치료하는 보류 항생제(Reserve antibiotics) 등으로 나뉜다.
연구팀은 접근성 항생제는 내성 증가 가능성이 작아 일반적 감염 치료에 널리 사용되지만, 감시 대상 및 보류 항생제는 1차 치료용이 아니기 때문에 항생제 효과 보존과 내성 발생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2022년 항생제 내성균 감염 및 합병증으로 인한 어린이 사망자는 동남아시아에서 75만2천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아프리카(65만9천여명), 서태평양, 중동 지역 순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300만명이 넘는 어린이 사망자 가운데 대부분은 감시 대상 항생제와 중증 다제내성 감염에 대한 최후의 치료법인 보류 항생제 사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남아와 아프리카의 항생제 사용도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1년 감시 대상 항생제 사용량은 동남아에서 160%, 아프리카에서 126% 증가했고, 같은 기간 보류 항생제 사용량은 동남아에서 45%, 아프리카에서 125% 증가했다.
하웰 교수는 "감시 대상 및 보류 항생제 사용 증가는 약물 내성 감염의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런 약물의 급격한 사용 증가는 장기적으로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며 "박테리아가 이런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다제내성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이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긴급하고 조율된 조치가 필요하다"며 "일상적 감시를 통해 항생제 사용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지침을 시행하고, 지역 차원에서 모든 어린이 의료 시설에 항균제 관리 프로그램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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