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한 시골길 돌부리를 넘고 개울속 자갈밭을 헤쳐 나간다." 아스팔트 도로가 아닌 비포장 산악길을 구르며 짜릿한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MTB(산악자전거·Mountain Bike)가 제철을 맞았다. 더위가 걷히면서 솔솔 불기 시작한 초가을 바람이 산악자전거에 몸을 실은 바이커의 땀방울을 식혀 준다. MTB는 산악과 거친 길, 길이 아닌 곳을 달릴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진 자전거이다. 굳이 이런 거친 곳이 아니더라도 요즘은 일상생활용, 레저용으로 MTB 형태의 자전거를 많이 탄다. 남가주는 ‘산악자전거 천국’이다. 샌타모니카에서 모하비 사막을 가로지르는 샌버나디노 마운틴을 따라 무려 70여 마일에 달하는 자전거 하이킹 트레일이 있고 해변가와 도심 한가운데 공원도 자전거 타기에 그만이다.
"누가 처음부터 산에 가나요? 동네 풀밭부터 시작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어느 듯 타는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됩니다" MTB 매니어 신재영씨(라크레센타 거주·봉제업)는 남가주는 특히 초보자들이 산악자전거를 시작하기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산악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 널려 있어 그만큼 인구가 많다. 그래서 남가주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색채의 헬멧을 착용하고 스판형 반바지에 장갑을 낀 모습이 산악자전거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MTB의 가장 큰 즐거움은 작은 숲길이나 험한 산길에서는 타는 것이다. 숲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골짜기를 건너고…. 길이 아닌 곳을 달리면 거친 MTB 라이딩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숲길에서 달리는 것에 익숙해지면 더 고난도의 투어링(touring)에 도전할 수 있다. 각종 대회에도 가보고 동호회나 자전거 행사 등에도 참여해 보자. 대자연을 무대로 한 질주.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장비를 갖추고 산악지형을 밟는 순간 모험과 도전은 시작된다. 산악자전거의 묘미를 맛보려면 강한 다리 근력과 정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과 마음이 단련된다"고 전한다.
한 때 소형차 한대 값이던 산악자전거는 일반인이 시작하기 다소 어려운 레포츠였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동호인이 급증하면서 가격의 일반 자전거(Roadbike)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신씨는 산악자전거 입문의 문턱이 아주 낮다고 말한다. "수영을 배운다고 처음부터 바다로 가지 않는 것처럼 동네 뒷산부터 다니다 보면 어느새 자전거를 타고 산에 오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석달 가량 지나면 초보자 딱지를 떼고 1년쯤 뒤엔 산행이 가능하다는 것.
초보자가 2,000달러 대에 이르는 고급 산악자전거를 구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신의 몸무게에 맞는 자전거를 고르면 된다. 초보자용 산악자전거는 300달러 정도면 살 수 있다.
산악자전거의 매력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MTB 매니어들은 "봄에는 산에 진동하는 풀 냄새, 여름에는 나무그늘로 연결되는 산행, 가을에는 타이어 아래 바스락거리는 가랑잎이 제 맛" 이라고 입을 모은다. 겨울에는 상급자의 경우 쇠가 박힌 스노타이어를 이용해 눈 덮인 산길을 오른다.
MTB는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타던 자전거인 비치 크루저에서 발달했다. 비치 크루저는 해안에서 타기 위해 모래에 빠지지 않는 큰 바퀴, 단단한 구조 등이 특징이었는데 여기에서 MTB가 파생되었다. 1970년대 초 샌프란시스코의 교외에 있는 마린카운티의 구릉지를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젊은이들이 있었다. 이 가운데 게리 피셔는 산 속의 소방도로를 자신의 자전거로 달려 내려왔으며 이 같은 거친 길에서 타기 위해 자신의 자전거를 개조했다. 이것이 MTB 자전거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피셔의 적극성에 자극 받은 그의 친구 조 브리즈와 톰 리치 등 자전거 제작자들은 새로운 자전거를 만들어냈다. 특히 브리즈가 1977년에 만든 MTB는 세계 최초의 MTB로 현재 미국 오클랜드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들은 그 후에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개발해 왔으며 MTB 발전을 이끌어오고 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