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나쁜 습관 덕택(?)에 곤욕을 치렀다. 차 속에다 한 살림 차려가지고 다닌다고 남편은 평소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시정하도록 말했으나 건망증을 핑계로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날도 평소처럼 은행에 들고 다니는 백팩은 앞자리에, 컵 놓는 자리에 집 열쇠와 허름한 손목시계, 뒷 자석에는 틈나는 대로 읽으려던 한국 책, 조그만 손가방 안에는 지갑, 트렁크에는 라켓, 악기 등을 두고 있다가 그 모두를 보기 좋게 털렸다.
혼비백산해 은행의 구좌를 닫고 집 열쇠도 바꾸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침 집을 잘못 찾은 것으로 위장한 범인의 일당으로 추정되는 젊은 녀석을 집 앞에서 마주 쳤다. 보통 불안하지가 않았다.
경찰 보고 중 경찰관은 많은 한인들이 비즈니스에 종사하다보니 이해는 하지만 차 속에 현금을 두고 다니니 범죄자들의 표적이 된다며 은근히 나무랐다.
한인이라고 인식되는 책과 신문등은 눈에 띄지 않는 트렁크에 보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일이 있은 후 평안했던 나의 일상에 끼여든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를 않는다. 혹시 내차를 따라오지는 않을까, 집 비운사이에 침입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진작 신경을 썼더라면 이 불쾌하고 두려운 걱정거리는 만들지 않았을 텐데...
이세진/라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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