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죽음의 조(E조)에서 결국 살아남지 못했다. 검은 돌풍 가나에 1-2로 석패, 예선 탈락을 확정 지었다. 1차전에서 체코에 0-3으로 진데 이어 이탈리아와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미국은 가나에 완패하면서 승점 1점밖에 건지지 못하고 FIFA 랭킹 5위의 명성이 무색해 지고 말았다.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미국은 최악의 대진운을 맞았다. FIFA 랭킹 2위 체코, 3회 우승국 이태리, 아프리카 최강 가나를 상대로 버거운 일전을 치뤄야 했다. 1무1패, 승점 1로 3차전에 임한 미국은 가나에 이기고, 이태리가 체코를 물어줘야하는 힘든 상황에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2분 하미누 드라마니에 선제골을 허용한 미국은 전반 43분 클린트 뎀프시가 땅볼 크로스킥을 차넣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인저리 타임 때 오구치 오니우가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하던 라자크 핌퐁을 밀어 넘어뜨리는 바람에 패널티킥이 선언, 다시 리드를 빼앗기고 말았다. 미국은 만회골을 노렸지만 이미 16강 냄새를 맡고 사기 충천한 가나의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FIFA 랭킹 5위 자격으로 기세 등등하게 월드컵에 입성한 미국은 첫 경기에서 체코에 0-3으로 패함으로써 사실상 예선 탈락을 예고됐었다. 2차전 이태리 전에서 1-1로 비겼으나 힘겨운 무승부였고, 가나전에서는 기동력과 개인기, 투지도 팀워크도 없는 무력한 경기를 펼치며 미국팬들을 실망시켰다.
반면 조별리그 탈락이 예상됐던 가나는 세계랭킹 2위 체코와 세계랭킹 5위 미국을 잇따라 격파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특히 유럽 최강 체코에 2-0승리를 거두고 나이지리아(1994년, 1998년), 세네갈(2002년)에 이어 다시 한번 월드컵 무대에서 ‘검은 돌풍’을 예고했다.
체코는 첫 경기에서 미국에 3-0으로 대승, 16강 진출에 청신호를 켜는 듯 했으나 복병 가나에 물리는 바람에 죽음의 조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탈리아의 경우 가나와의 첫 경기에서 2-0승리함으로써 사실상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사실 이태리는 이번 조별리그에서 가장 힘겨운 예선을 치룬 팀의 하나였다. 체코와의 최종전에서 질 경우 탈락이 확정될 뻔했고, 상대한 3팀중 단 한팀도 수월한 상대가 없었다. 미국전에서 자살골을 먹고 1-1로 비기는 바람에 이미지가 추락했으나 3차전에서 체코에 2-0으로 승리함으로서 죽음의 E조에서 가장 값진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8강 후보를 예상해보면 A조의 독일, B조의 잉글랜드, C조의 아르헨티나, 네델란드, E조의 이태리, F조의 브라질, G조의 프랑스, H조의 스페인등이다. 이중 프랑스의 경우 16강진출도 장담하기 힘든 실정이고 8강전에서 물고 물릴 경우 독일과 아르헨티나, 브라질, 스페인등이 4강의 유력한 후보들이다. 그러나 브라질이 8강에서 이태리와 맞붙을 경우 승부를 장담할 수 없다. 호주, 크로아티등 약체들을 꺾고 예선을 통과한 브라질과 이태리는 차원이 다르다. 호나우두등이 예전같지 않고, 전문가들은 이미 브라질을 우승후보에서 제외시킨 지 오래다. 그렇다면 4강후보는 이태리가 유력하다. 스페인마저 꺾는다면 결승전은 독일- 아르헨티나전 승자, 이태리의 대결구도로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막강 수비의 이태리는 이미 2002년의 이태리가 아니다. 우승후보군에 이태리 경계령이 내려지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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