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를 즐기기 위해 온 이웃들이 ‘코타운 팝 재즈 밴드’ 공연을 지켜보고 있다. 맨 오른쪽 기타를 연주하고 있는 이가 오명수씨.
“이웃들과 미국생일 축하”
갈비 굽고 밴드공연 올해로 6번째
“미국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 파티를 마련하는 저나 아내는 힘들죠. 하지만 좋은 이웃들을 사귈 수 있어 마냥 즐겁습니다”
버뱅크에 거주하는 오명수씨. 매년 7월4일이면 그의 집에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화려하게 밤하늘을 수놓는 ‘캐스트어웨이’ 불꽃놀이에 앞서 이 동네의 명물이 된 오씨의 식전 행사(?)를 보러온 이웃들이다.
지난 4일도 오후 6시가 되자 허기진 배를 요동케 하는 갈비 굽는 냄새에 이웃들이 모여들더니 오씨의 앞마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특히 오씨가 결성한 6인조 팝 재즈 밴드 ‘코타운’ 공연이 곁들여지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몇몇 이웃들은 흥에 겨웠는지 춤을 추기도 했다.
올해로 벌써 여섯 번째다. 처음에는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무더운 날씨를 아랑곳하지 않고 미리부터 와 기다리는 이웃 주민들이 안쓰러워 음료수와 자신이 빚어내는 기타 선율을 선물하는 정도였다.
허나 해가 갈수록 알음알음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고, 100명 가까이 이웃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갈비를 먹으며 즐기는 큰 파티가 됐다. 지난해에는 이웃에 사는 밥 크레이머 전 버뱅크 시장도 참석했다.
이날도 파티에 참석한 크레이머 전 시장은 “매년 오씨 파티가 기다려진다”며 “친구들이나 친지들을 초청해 조촐하게 파티를 벌이는 게 대부분인데 오씨 특유의 적극적 성격 덕에 이웃들이 모두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독립기념일이면 가족들끼리 뒷마당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다 그만두고 3년 전부터 매년 오씨 집을 찾는다는 데비 모스는 “오씨를 알기 전에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극히 제한적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이제는 한국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지만 한인 친구가 생겼다는 게 더 기쁘다”며 흐뭇한 웃음을 지었다.
오씨는 앞으로도 계속 파티를 열 예정이란다. 그는 “바로 옆 이웃들과도 인사조차도 잘 나누지 않는 게 우리 한인들의 현주소”라며 “비록 내가 태어난 나라는 아니더라도 경사스러운 날을 이웃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며 느낀다면 한층 이민 생활에 활력이 될 것”고 했다.
<이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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