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
그만두어야 한다”
일본 고이즈미 수상은 8월 15일 A급 전범이 합사되어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한민족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일제 침략과 학살과 전쟁의 지옥에서 벗어난 광복절 아침, A급 전범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에 머리를 조아린 것이다.
일본 수상의 아집에 찬 행동은 아시아 국민들을 비웃는 몰염치한 행위이다.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본 군국주의가 수백만 아시아 민중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그 책임을 부인하는 짓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파렴치한 역사를 눈감아주면서 일본을 아시아의 리더로 인정해줄 나라는 아시아 안에는 물론 세계 어디에도 없다.
고이즈미 수상의 8월 15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책임있는 정치가가 아니라 전쟁을 미화하는 포퓰리스트라는 점에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그의 행위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첫째 수상의 역사인식에 대한 문제이다.
고이즈미 수상은 과거의 전쟁을 ‘잘못된 전쟁’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즉 그도 동경 재판을 인정하고, A급 전범을 ‘전쟁 범죄인’이라 인식한다. 히로히토 前 천황조차 1978년 A급 전범들이 다른 전몰자와 함께 야스쿠니에 참사되자 ‘평화정신에 어긋난다’며 참배를 중단했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A급 전범들은 무참한 전쟁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고난을 강요한 국내적인 책임이 있고, 침략 당한 아시아 국민들에게도 피해를 끼친 국제적인 책임도 있다.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는 총리로서 이러한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한 역사적인 이해가 없이 이루어진 행동이어서 일본국민들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둘째 고이즈미 수상은 야스쿠니에 가는 것이 ‘주권 국가의 합리적인 권리’라고 일본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고이즈미가 야스쿠니 참배의 억지를 부림으로써 일본을 국제사회의 외톨이로 만드는 사이에 일본 국민의 자존심이 높아진 것도,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일본 여론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고이즈미 수상의 억지 해석이 일본 국민들의 시야를 흐리는 동안 아시아인들의 분노는 커졌다.
야스쿠니의 유수관에서 보는 전쟁 찬미와 카미카제 특공대의 혈서가 일본의 자존심이고, 미래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일본인은 아마 극소수일 것이다.
세계 경제 2위인 국가의 지도자가 주장하는 ‘일본인의 마음’이 일본 및 세계에 통용되지 않는 것은 슬픈일이며, 그것은 현재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셋째 국제관계에서도 고이즈미 수상의 아집이 현재의 동아시아 관계를 갈등으로 이끌고 있다.
공약을 지키는 것은 정치가의 책임이고, 고이즈미 수상의 신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잘못된 공약으로 인해 자승자박에 빠져 아시아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는것은 일본으로 보아서도 잘못된 선택이다.
그는 말로는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거론하였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결국 한국과 중국을 화나게 만들면서 아시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 및 중국과의 정상회담도 열 수 없는 사태를 지속시키면서, 그 책임을 한국과 중국에 전가하는 것은 정말로 본말이 전도된 행위이다.
미국조차도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참배로 인한 아시아의 냉각을 우려할 정도이니 말이다.
이제 9월이면 일본에 새 내각이 들어선다. 고이즈미의 후임총리는 전임총리의 정신적인 파탄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이 진정 인접국과 선린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면 잘못된 과거 역사를 깨끗이 청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고이즈미 수상의 행각은 일본의 국가 이미지와 이익을 크게 해쳤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 일본은 야스쿠니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현재 일본 국내에서는 A급 전범 분사안, 야스쿠니 신사를 개조하여 비종교법인화 하는 안과 함께 새로운 국립추도 시설을 건설하는 안도 있다.
어떤 안이 되더라도 정부 수뇌를 포함하여 외국의 사절이 갈 수 있는 시설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전쟁 책임에 대한 자각이다.
아시아 외교의 재구축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야스쿠니 문제 해결에서 아시아를 경시하는 외교로부터 아시아와 협력하는 새 시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새 총리는 갈수록 확대되 가는 한일간 경제·사회·문화적 교류에 발맞춰 정치적 관계도 우호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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