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빛내리교회 담임 수락 박형은 목사
목회 아닌 교육부서로 ‘서자’취급
2세는 교역자로 안 보는 풍토 잘못
선교엔 열심이면서 교육 투자 인색
“나성영락교회 EM 12년 경험 살려
2세 제대로 키우기 위해 옮겨”
“이제야 제대로 된 목회 하게 됐다고 축하해주시는 분도 있더군요. 지금까지는 애들이랑 논거지, 목회를 했다고 생각하지 않으셨나 봐요(웃음).”
12년을 담임해온 나성영락교회 영어목회(EM)를 떠나 텍사스주 달라스 빛내리교회의 1세 담임목사로 옮기는 기분을 묻자 돌아온 박형은 목사(영어명 짐-밥)의 답이다.
이 답은 ‘서자’로 여겨지는 한인교회 내 EM의 처지를 대변한다. 성인만 1,000명이 출석하는 남가주 최대 EM을 이끈 박 목사도 그렇게 느끼는데, 다른 EM 목사는 더하지 않을까. 대형교회라고 해도 EM에는 많은 교인이 모이지 않는 이유는 뭘까.
“1세의 비전과 2세의 리더십이 다 부족한 거죠. EM을 이끄는 2세를 제대로 된 교역자로 안 보는 풍토가 강합니다. 그래서 우리끼리는 2등급(second class)목회자라고 자조하죠.”
또 다른 이유는 교육부를 그저 한 부서로 보는 잘못된 시선이다. 다른 나라 선교는 열심히 하면서도 정작 자기 자식 교육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게 박 목사의 생각이다.
박 목사가 재적교인 2,500명으로 달라스 한인교회 최대인 빛내리교회 담임을 수락한 것도 교육과 관련이 있다. “2세 교회가 많이 생기려면 1.5세가 당회장을 많이 맡아 2세를 키워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옮깁니다”고 박 목사는 말한다.
그래서 새 목회 비전으로 교육을 꼽는다. 젊은이로 들끓는 교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교육부를 선교지로 여기겠다는 게 전략이다.
“선교사가 선교지에 가면 그곳의 언어, 풍토, 문화에 맞는 선교 방법을 택합니다. 예수님도 인간을 깨우치기 위해 인간으로 세상에 오셨죠. 교육부도 청소년에 맞춰 바꿔서 진행해야 합니다.”
박 목사는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서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했다. 지금 후손을 기르는 데 교회가 투자하지 않으면 한 세대가 지나기 전에 교회에는 사람 발길이 끊긴다는 거다. 하와이에 세워진 첫 한인교회에 다니는 한인 후손 3, 4세대가 사라졌다는 예도 들었다.
이런 비전 덕에 박 목사는 영락교회 EM을 250명에서 1,000명으로 부흥시켰다. 그 비결을 묻자 “1세 교회와 한 지붕 아래 있으면 부딪힐 게 많은데, 성격이 둥글둥글해서 잘 넘어갈 수 있었죠”라며 “1세와 2세 차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점보다는 비슷한 점을 강조하는 게 중요합니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2세는 영어는 잘해도 소수인종이라는 압박감, 부모님의 바람을 다 충족시켜 주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미국과 한국 어디에도 못 속하는 이들이 제대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EM 목회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앞으로 3개월간 교육부가 잘 발달된 미국교회 5곳과 한국교회 2곳을 탐방한 뒤 내년 2월말부터 빛내리교회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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