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타이어는 주머니에서 셀폰과 열쇠 꾸러미를 꺼내 놓은 후
검색을 받기 위해 금속탐지기 앞에 선다.
오늘에만 벌써 4번째다.
오전 11시의 잭슨빌 국제공항. 타이어는 테러 용의자가 아니다.
그는 공항 소속 정비담당 직원이다.
잭슨빌 공항의 타이어를 비롯한 직원들은 연방 의회의
명에 따라 실시되는 시험 프로에 참가하고 있는 중이다.
공항 직원이 제한구역에 들어올 때마다
매번 그를 검색하는 것이 항공안보 개선에 도움이 되는가를
가려내려는 프로그램이다.
이 시험 결과에 따라 미국 내 수십만 공항 직원들에게
승객과 똑같은 검색을 적용할 것인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의회는 공항 전 직원 검색실시가
현재 항공 안보의 맹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말하고
반대자들은 공항업무에
악몽 같은 사태를 빚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안보구역 들어갈 때마다 검색, 한 사람이 하루 10번 받기도
미전국 450개 공항, 90만명 전 직원에게 확대 실시 추진중
연방의회 “현 항공 안보의 최대 맹점이 허술한 직원 검색”
“정말 조금의 가치도 없는 일입니다. 우리를 화나게 할 뿐이에요”라고 공항 아래층 수화물 구역 근처에서 검색을 받던 타이어는 불평한다. 손이 시커멓게 더러워진 타이어는 방금 윗층의 항공사 카운터의 뻑뻑한 짐 운반대를 손봐주다가 기름칠 할 연장을 가지러 안보구역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잭슨빌 공항의 경우 교통안보관리국(TSA) 검색원들은 하루에 4,300명의 직원들을 스크린한다. 티켓 카운터, 수화물 운반대, 비행기 등으로 가는 문을 통과할 때마다 실시하는데 한 직원이 하루 10번을 검색받기도 한다. 직원 검색대는 8군데인데 그 중 절반은 비행장으로 차를 타고 들어가는 사람들을 검색하는 곳에 위치해 있다.
TSA조차도 모든 공항의 전 직원을 매번 검색하는 것엔 반대하고 있다. 지난해 연방의회가 공항직원 100% 검색을 제의했을 때 킵 하울리 TSA 국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시험 프로 결과를 보고 결정하자고 만류했다.
문제는 공항 직원들은 검색대를 통과한 후에도 공항 울타리 너머로 던져주는 무거운 연장이나 비행기 연료를 전해 받을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 무기 역시 검색대를 지난 후 얼마든지 넘겨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직원에 대한 무리한 검색 강행보다는 자기 구역도 아닌 곳에서 이상한 물건을 들고 가는 등 직원들의 수상한 동태를 감별하는 교육을 시키는 편이 훨씬 효과적 방법이라는 것이다.
연방 의회는 지난해 공항직원이 관련된 일단의 사건들이 발생한 후 3개월짜리 시험 프로그램 시행을 명했다. 2007년 3월엔 올랜도 국제공항에서 컴에어의 수화물 담당직원이 자신의 항공사 신분증을 이용 더플백에 14정의 총과 8파운드의 마리화나를 담아 푸에르토리코행 비행기에 실으려다 적발되었다.
7월엔 올랜도의 제트블루 직원이 역시 푸에르토리코행 비행기에 2정의 머신건과 4정의 권총을 몰래 실어주겠다고 했다가 체포당한 바 있다.
연방 의회는 공항 직원 검색이 항공 안보에 있어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한다. 허술한 직원 검색이 맹점이라는 의미다. 물론 시행경비는 엄청나다.
미 전국 450개 공항의 직원들은 총 90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을 다 검색하려면 1년에 약 65억달러가 든다. TSA의 1년 예산과 맞먹는 액수다.
잭슨빌 공항에서 현재 실시중인 시험 프로그램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반반이다. 일부 직원들은 상당히 분개하는데 분개한다는 자체가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직원들을 의심하고 번거롭게 하면서 화나게 할 때마다 그들의 일할 의욕을 꺾게 됩니다. 항공 안보를 위해 현장에서 눈과 귀가 되어야 할 그들인데 분노와 의욕 저하로 일을 소홀히 한다면 큰일이지요”라고 항공안보 자문가 리치 로스는 말한다.
잭슨빌 공항 일부 관계자들은 공항 직원들은 안보구역 출입증을 발부받기 전에 테러리스트와의 관련여부, 범죄기록, 이민법 위반 등에 대한 신원조회를 마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검색은 불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TSA는 이미 안보구역 내에서 무작위로 직원 검색을 실시해 오고 있다.
메인 터미널 직원 검색대 앞, 에어트랜의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 티파니 터너는 오늘 하루에만도 10번이나 검색을 받았다며 머리를 흔든다. “너무 지나치고, 불필요하고, 시간낭비 심한 제도예요”
그러나 일부 직원들의 의견은 다르다. “우리는 공항에서 근무합니다. 승객들은 다 검색하는데 왜 우리라고 달라야 하지요?” 공항 광고담당 매니저 로빈 캠프타로는 시간도 기껏해야 몇 분 정도로 업무에 지장도 없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에서 이미 전 직원 검색을 실시하고 있는 공항은 두 군데다. 밀입국 문제 해결을 위해 마이애미 인터내셔널은 1990년대부터 시행해 왔고 2명의 공항 직원 체포사건이 발생한 올랜도 공항에서도 지난해부터 실시중인데 큰 불만은 없다.
잭슨빌 공항 역시 시험 프로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할 예정이다. “직원 검색은 항공 안보에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금지품목이 안보구역 내로 반입될 수 있는 허점이 바로 거기 있으니까요”라고 마이클 스튜어트 공항 대변인은 말한다.
■ 최근의 사건일지
▶2007년 11월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임시직원 20여명이 가짜 공항신분증을 사용하여 안보구역 내에 들어가려다 적발.
▶10월
뉴욕 케네디 공항의 직원 10명이 헤로인과 코케인을 밀반입하려다 적발.
▶7월
올랜도 공항에 근무하는 제트블루 직원 히람 리베라 오티즈가 돈을 받고 무기를 불법 수송해 주려다 체포. 4,500달러를 받고 6정의 총을 푸에르토리코행 여객기에 실어주기로 했던 오티즈는 유죄를 인정한 후 70개월 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3월
올랜도 공항의 컴에어 직원 토머스 앤소니 무노즈가 14정의 총을 푸에르토리코행 비행기 내 여객실로 옮겨놓다가 적발, 체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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