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구 안토니오 신부 시애틀 성당 주임신부 부임
노래, 운동 못하는 것 없는 팔방미인
본국 대전교구 소속 여준구 안토니오 신부가 지난 7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천주교회(시애틀성당) 제8대 주임 신부로 부임했다. 20일 시애틀성당을 찾아 가진 길지 않은 인터뷰에서 여 신부가 가장 자주 사용한 단어는 사랑ㆍ희망ㆍ일치ㆍ화목이었다. 종교인들이 신앙생활 가운데 따라야 하는 당연한 덕목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살아가면서 늘 갖춰야 하는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그는 사목방향에 대해서도 “모든 교우들이 서로 한 가족처럼 일치ㆍ화목할 수 있고,구역반 등에서 활발하게 신앙 및 봉사활동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교우 대부분이 성당 주변에 살고 있는 한국과는 달리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 성경공부나 기도회 등이 쉽지 않지만 주일 미사를 위해 성당을 찾는 교우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도우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는 의미다.
20여년 전 처음 방문했다 사제로 다시 시애틀을 찾았다는 여 신부는 “이국 땅에서 생계를 위해 쉽지 않게 이민생활을 하고 있지만 시애틀 한인들은 한국의 신자들에 비해 신심이 더욱 강한 것 같다”고도 말했다.
시애틀 한인들에게도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믿음의 생활 속에서 희망을 갖고 각자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희망의 모습이 보일 것”이라며 “무엇보다 서로 사랑하고 도우면서 사랑의 계명을 내 삶 속에서 실천했으며 한다”고 당부했다.
사제의 사목을 다루는 학문인 ‘사목신학’을 전공한 신부로서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로 가득 찬 현대 세계 안에서 교회는 세상과 깊이 결합돼 있음을 인식한다’고 밝힌 사목헌장에 따라 교회가 세상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성당이 한인사회 일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같다는 질문에 여 신부는 “실버대학이나 한글학교 등에는 성당에 다니지 않은 사람도 상당수 포함돼 있더라”며 “필요하다면 앞으로 성당이 한인 사회의 일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충남 예산에서 4남2녀 중 다섯 번째로 태어난 여 신부는 서울가톨릭신학교를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대학으로 유학을 가 사목신학을 전공한 뒤 91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이후 시애틀성당 2대 신부였던 조병기 바오로 신부 밑에서 보좌 신부를 지냈으며 충남 아산 모산ㆍ대전궁동ㆍ공주 신관동 성당에서 주임 신부를 지냈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도 해맑은 미소가 일품인 여 신부는 운동이면 운동, 노래면 노래 등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팔방미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4년2월 부임했던 전임 정준섭 요셉 신부는 안식년을 맞아 1년 동안 뉴욕에서 머물며 공부를 한 뒤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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