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워싱턴 DC 사우스 이스트 지역의 ‘마틴 루터 킹 그로서리’앞.
신나는 음악 속에서 5백여명의 흑인 주민들과 학생들이 줄지어 책가방과 공책, 연필, 바인더, 펜 등을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행사는 마틴 루터 킹 그로서리의 주인인 조희완(영어명 피터)씨가 매년 개학에 맞춰 주민들을 위해 마련하는 학용품 기증 및 블락파티.
이날 학생들에게 제공된 학용품이 470개의 책가방과 700여권의 공책, 바인더, 풀, 연필, 볼펜 수십 박스.
블락파티에는 750개의 핫도그, 680개의 햄버거, 450개의 아이스 크림, 500봉지의 스낵, 70박스의 음료가 제공됐다.
12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행사는 이제 전 주민이 여름 한나절을 흥겹게 보내는 빠질수 없는 지역 축제로 확대됐다.
조 씨의 선행이 일회성이 아니라 매년 계속되자 주민들은 물론 인근 업소와 교회 등 지역 사회의 동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아나코스티아 카운슬, 7관구 경찰, 내셔널 가드를 비롯, 미용실, 이발소, 버라오존 등 지역 업소와 업체들이 다수 참가했다.
조 씨의 지역사회에 대한 작은 나눔이 이제 한-흑간 우정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 조 씨가 사랑의 학용품 기증을 시작한 것은 개학을 앞두고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용품을 구입하지 못한 흑인 학생들을 보면서 수익 중 일부를 주민을 위해 쓰자는 생각이 들면서 부터였다.
“10여년전 가게 앞에서 어린 학생들이 학용품을 마련하지 못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학용품 기증 행사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12번째를 맞게 됐다”는 조 씨는 “이제는 흥겨운 음악과 함께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주민들이 모처럼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것 같아 나 자신도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여년째 이곳에서 그로서리를 운영하고 있어 주민들이 가족같이 느껴진다는 조 씨는 “기증 행사가 가까워지면 이제는 지역 주민들이 먼저 찾와와 도와 주겠다며 자원봉사를 자청하기도 한다”며“지역 유지들과 경찰국 관계자들로부터 주민과 어린 학생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마련하는 이런 행사가 없는데 해마다 개최해줘 너무 감사하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조 씨는“ 행사 다음날에는 한 흑인 주부가 가게에 찾아와서는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과 함께 울면서 감사의 포옹을 해 주고 가기도 했다”며 앞으로도 학용품 기증 행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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