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무섭게 내렸던 눈으로 학교가 문을 닫아 자녀들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어떤 가정에서는 모처럼 가족이 함께 모여 서로 사랑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같이 맛있는 요리를 준비하고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이야기 꽃을 피웠을 것이다. 반면에 어떤 가정에서는 하루 종일 소리를 지르고 악을 쓰며 상처만 남기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컴퓨터나 텔레비전 앞에서 넋이 나간 자녀의 모습을 보면서 부모는 속이 뒤집어지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 그리하면 아이는 반항하면서 상관하지 말라고 하며 큰소리로 같이 고함을 질렀을 것이다. 자녀에게 온갖 협박을 하지만 아이는 꼼짝하지 않는다.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부모는 크게 화를 내며 처벌을 주었을 것이다. 부모는 차라리 자녀가 학교에 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자녀를 키우는 것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갓난 아이 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밤중에 깨면 “어부바”하면서 재워준다. 부모는 지금 고생을 하지만 언젠간 아이가 감사하게 생각하고 부모 자식간에 사랑과 기쁨을 나눌 시간을 기대한다. 그러나 자녀는 우리의 기대와 달리 부모의 사랑을 벗어나 반항하거나 무례하게 행동한다. 우리는 자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사랑의 이름으로” 모든 일을 다해주고자 노력하지만 부모 자식관계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볼 때, 부모가 “사랑의 이름으로” 보여준 사랑이 무조건적인 사랑이 아니라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아이는 태어날 때, 부모에게 절대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아이는 부모, 특히 엄마와 친밀한 관계를 갖게 되면서 안전함을 느낀다. 많은 연구에서 부모를 통해 자신의 필요가 채워지는 경험이 오랜 기간 반복되었을 때 자녀는 안정감을 갖게되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내공을 갖게 되고, 감정조절을 잘하게 된다고 발표하였다. 부모는 성장하는 자녀의 정서적, 신체적인 필요를 이해하고 채워주면 자녀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느끼고 자신의 메세지를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안정감을 갖는다. “나는 사랑받는 존재이구나” 하며 부모가 보여주는 무조건 사랑속에서 자녀는 건강한 자아상을 갖고 자란다.
그러나 어떤 부모는 자녀의 어린시절부터 울음을 외면하거나 화를 내면서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준다. 또한 부모가 기분이 좋을 때 사랑을 주거나 자녀가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할 때 사랑을 준다. 이렇게 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눈치를 통해 어렵게 노력해서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고 불안감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조건적인 사랑을 주는 부모는 “사랑의 이름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려고 한다. 자녀가 좋은 성적을 받아오면 칭찬해주지만, 실수와 실패의 경험을 할때 “네가 뭐 그렇지” 라고 하며 무시한다. 자녀의 자랑스러운 면만 사랑해주고 부족한 부분은 외면한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부모로부터 조건적인 사랑을 받았을 경우, 온전히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마음에 많은 불만과 분노를 품고 자란다. 그 아이는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된다.
“조건이 있는 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다. 세상은 “사랑의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을 현혹한다. 사람들은 “사랑의 이름으로” 상품을 광고하고, “사랑의 이름으로” 성관계를 요구하고, “사랑의 이름으로” 개인의 욕망을 채울려고 한다.
어려운 고비를 겪으면서 태어난 젖먹이가 잔인하고 무정한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준비시킬 시간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짧다. 사실상 자녀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할 책임이 대부분 부모에게 달려있다. 자녀의 성공하는 여부는 부모가 마땅히 주어야 할 무조건적인 사랑에 달려있다. 자녀의 눈을 바라보고 손을 잡고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자. 이보다 더 값싼 자녀교육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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